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Downloaded from
YTS.MX

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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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경건한 음악]

3
00:00:08,000 --> 00:00:13,000
Official YIFY movies site:
YTS.MX

4
00:00:10,552 --> 00:00:11,553
[여자] 그 영화는

5
00:00:14,514 --> 00:00:16,933
'룩킹 포 파라다이스'라는

6
00:00:18,518 --> 00:00:20,395
그, 짧은 5분짜리

7
00:00:20,895 --> 00:00:22,022
학생 작품이죠, 그러니까

8
00:00:22,105 --> 00:00:23,565
그때는 봉 감독이

9
00:00:24,107 --> 00:00:25,942
지금의 봉 감독이 아니기 때문에

10
00:00:26,693 --> 00:00:28,778
[남자] 언제 보셨어요, 그 영화를?

11
00:00:29,320 --> 00:00:31,406
그거는, 그러니까 '노란문'의

12
00:00:32,115 --> 00:00:35,118
그, 일생을 봤을 때

13
00:00:35,201 --> 00:00:37,871
한 초기나
중기쯤 아니었나 싶은데요?

14
00:00:37,954 --> 00:00:39,664
후기는 아니었고, 예

15
00:00:39,748 --> 00:00:40,582
[남자] 음

16
00:00:40,665 --> 00:00:43,376
어느 날 이제 봉 감독이

17
00:00:43,460 --> 00:00:45,462
그때는 다
'준호야, 준호야' 했으니까

18
00:00:46,004 --> 00:00:47,172
과외를 해서

19
00:00:48,006 --> 00:00:49,049
받은 돈이…

20
00:00:49,549 --> 00:00:52,093
한 달을 과외를 했나
두 달을 과외를 했나?

21
00:00:52,177 --> 00:00:54,387
그래서 받아서, 돈을 받아서
그걸로

22
00:00:54,471 --> 00:00:55,597
카메라를 사서

23
00:00:56,097 --> 00:00:59,142
자기네 거실을 배경으로 해서

24
00:00:59,225 --> 00:01:03,146
애벌레가 파라다이스를
찾아간다는 설정으로

25
00:01:04,189 --> 00:01:06,316
쪼끄만 애벌레를 만들어 가지고

26
00:01:06,816 --> 00:01:09,569
스톱 모션이니까
한 컷 찍고 움직이고

27
00:01:09,652 --> 00:01:12,113
한 컷 찍고 움직이고
그렇게 하는 거라 하더라고요

28
00:01:14,324 --> 00:01:15,784
그 애벌레가 결국은

29
00:01:15,867 --> 00:01:17,744
거실에 있는 원숭이 인형과

30
00:01:17,827 --> 00:01:19,037
[약간 웃으며] 사투를 벌이다가

31
00:01:20,705 --> 00:01:24,000
파라다이스를 향해서 간다는
내용이었거든요, 근데

32
00:01:25,710 --> 00:01:27,003
너무 훌륭했고

33
00:01:27,504 --> 00:01:28,505
어, 너무 경악했죠

34
00:01:28,588 --> 00:01:30,381
그때 너무 경악했어요, 그때

35
00:01:32,509 --> 00:01:35,261
제가 알던 준호가
아니었어요, 그때는

36
00:01:35,345 --> 00:01:36,679
근데 한 5분 정도 되나?

37
00:01:37,847 --> 00:01:38,890
- 그래요
- [음악이 멈춘다]

38
00:01:39,557 --> 00:01:40,892
[남자] 23분이더라고요

39
00:01:43,311 --> 00:01:45,480
[남자] 그리고 주인공과

40
00:01:45,563 --> 00:01:46,940
- [웃으며] 악당을 뒤바꿨…
- [여자] 예

41
00:01:47,023 --> 00:01:49,025
- 아, 뒤바꿨어요? [웃음]
- [남자의 웃음]

42
00:01:49,109 --> 00:01:50,401
주인공?
주인공이 애벌레 아니에요?

43
00:01:50,485 --> 00:01:52,278
- [영화 속 새소리]
- [남자] 주인공이 고릴라

44
00:01:54,739 --> 00:01:56,699
주인공이 애벌레인 줄 알았어요

45
00:01:57,242 --> 00:01:59,035
아… 고릴라예요?

46
00:02:00,829 --> 00:02:02,664
- 그렇구나
- [경쾌한 재즈]

47
00:02:02,747 --> 00:02:03,790
- [준호] 내가
- [달그락거린다]

48
00:02:03,873 --> 00:02:05,166
되게 오랜만에, 한 이십몇 년 만에

49
00:02:05,250 --> 00:02:06,793
이 오동나무 상자를 찾았는데

50
00:02:06,876 --> 00:02:08,128
- [여자] 오!
- 이게…

51
00:02:08,211 --> 00:02:09,420
- 여기에 내가 뭘 많이
- [달그락]

52
00:02:09,504 --> 00:02:11,214
- 옛날에 보관해 놨었거든
- [남자의 호응]

53
00:02:11,297 --> 00:02:13,258
근데 이제 결정적으로
여기 이게 있어

54
00:02:13,341 --> 00:02:14,801
[남자] 어, 8mm? 아…

55
00:02:14,884 --> 00:02:16,052
이게 '노란문'에서 우리가 했던

56
00:02:16,136 --> 00:02:17,804
8mm 워크숍 필름이야

57
00:02:17,887 --> 00:02:18,888
- [남자, 여자의 탄성]
- 이게

58
00:02:18,972 --> 00:02:20,181
- [연신 달그락거린다]
- [여자] 야

59
00:02:20,265 --> 00:02:21,558
- 있어, 다, 여기
- [남자] 죽인다

60
00:02:21,641 --> 00:02:23,143
- 이만큼이 다 있어
- [여자] 야, 야, 야 [웃음]

61
00:02:23,226 --> 00:02:24,519
뭐, 여러 가지가 있어

62
00:02:24,602 --> 00:02:26,813
뭘 했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나는데

63
00:02:26,896 --> 00:02:29,232
말도 안 되는 걸
막 찍었더라고, 근데

64
00:02:30,358 --> 00:02:32,485
- [연신 달그락거린다]
- 이 집단 라쇼몽을 헤쳐 나가는데

65
00:02:32,569 --> 00:02:33,945
이제 이런 자료들이

66
00:02:34,571 --> 00:02:36,030
어,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

67
00:02:36,114 --> 00:02:37,615
이게 다 있어

68
00:02:37,699 --> 00:02:39,701
[남자] 고릴라는 지금
갖고 계시죠?

69
00:02:39,784 --> 00:02:40,702
[여자] 그러니까, 고릴라

70
00:02:41,202 --> 00:02:42,287
갖고는 있지만

71
00:02:42,370 --> 00:02:44,372
[남자의 웃음]

72
00:02:46,040 --> 00:02:48,168
없어진, 없어진 것처럼 얘기해 줘

73
00:02:48,251 --> 00:02:49,711
[연신 소리가 뚝뚝 끊긴다]

74
00:02:50,295 --> 00:02:52,088
창피해서, 그거 어디…

75
00:02:52,172 --> 00:02:53,089
그…

76
00:02:53,798 --> 00:02:54,674
음…

77
00:03:09,480 --> 00:03:10,398
[고릴라 울음 효과음]

78
00:03:16,362 --> 00:03:17,572
[차르륵 영사기 효과음]

79
00:03:19,782 --> 00:03:20,867
[차르륵 영사기 효과음]

80
00:03:40,178 --> 00:03:41,012
[삐걱 문소리 효과음]

81
00:03:46,851 --> 00:03:47,852
[삐걱 문소리 효과음]

82
00:03:53,483 --> 00:03:55,485
[차분한 음악]

83
00:03:55,568 --> 00:03:57,028
[남자] '사실
어디서도 말하지 않은'

84
00:03:57,111 --> 00:03:59,322
'내 숨겨진 데뷔작이 떠오른다'

85
00:04:01,407 --> 00:04:03,618
'내 첫 번째 작품으로
얘기해 온 단편'

86
00:04:03,701 --> 00:04:06,913
''백색인' 이전에
'룩킹 포 파라다이스'라는'

87
00:04:06,996 --> 00:04:08,998
'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든 적 있다'

88
00:04:13,962 --> 00:04:15,088
[성철] 제가 '데뷔의 순간'에서

89
00:04:15,171 --> 00:04:17,590
봉준호 감독 인터뷰를
진행을 했는데요

90
00:04:17,674 --> 00:04:19,592
마치 그, 스파이가

91
00:04:19,676 --> 00:04:21,427
몰래 비밀 얘기 하듯이

92
00:04:22,136 --> 00:04:24,681
'사실은 그전에
이런 작품이 있었다'라는 얘기를

93
00:04:24,764 --> 00:04:27,809
굉장히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
말씀을 하시길래

94
00:04:27,892 --> 00:04:29,018
'빼야겠다'

95
00:04:29,102 --> 00:04:31,187
'아, 이거는 그냥 뭐
살리지 못하는 얘기가'

96
00:04:31,271 --> 00:04:33,147
'될 수도 있겠다'라는
생각을 했는데

97
00:04:33,231 --> 00:04:34,899
어, 들으면서
너무 재미있는 거예요

98
00:04:36,693 --> 00:04:38,987
''노란문' 크리스마스 파티 때'

99
00:04:39,070 --> 00:04:41,072
'스무 명가량의 관객을 앉혀 놓고'

100
00:04:41,155 --> 00:04:43,074
'얼굴이 시뻘게져서는'

101
00:04:43,157 --> 00:04:45,368
'생애 첫 시사회를 열었었다'

102
00:04:49,163 --> 00:04:51,916
'아무튼 지구상에서
그 작품을 본 사람은'

103
00:04:52,000 --> 00:04:54,961
'바로 그날 그 자리에
있었던 사람들뿐이다'

104
00:05:00,008 --> 00:05:01,009
[띠링 연결음]

105
00:05:06,556 --> 00:05:07,390
[마우스 클릭음]

106
00:05:07,974 --> 00:05:09,767
형, 들리세요? 종태 형

107
00:05:09,851 --> 00:05:11,394
[종태] 어이, '하이'

108
00:05:11,477 --> 00:05:12,770
[준호] 잘 보이세요?

109
00:05:13,313 --> 00:05:14,147
[종태] 어, 잘 보여

110
00:05:14,647 --> 00:05:15,815
[준호] 바쁘시죠, 요새?

111
00:05:15,898 --> 00:05:16,733
어, 뭐…

112
00:05:16,816 --> 00:05:18,234
[준호] 개봉 며칠 안 남았다, 형
그렇죠?

113
00:05:18,318 --> 00:05:20,320
뭐, 뭐, 그렇지

114
00:05:20,403 --> 00:05:21,904
영화가 쪼끄마하니까 더 바쁘네

115
00:05:23,156 --> 00:05:25,283
- [삐빅 연결음]
- 뭘 좀 만들어야 되니까, 일을

116
00:05:25,366 --> 00:05:26,200
- [종태의 웃음]
- [밝은 음악]

117
00:05:26,284 --> 00:05:28,578
[준호] 세범이 형
염색하신 거 같은데? [웃음]

118
00:05:31,247 --> 00:05:32,957
- [준호] 세범이 형 오랜만이에요
- [종태] 어, 반

119
00:05:33,041 --> 00:05:34,542
세범이 형, 혹시 염색하셨어요?

120
00:05:34,625 --> 00:05:36,461
- 머리가 진짜 완전…
- [세범] 염색해야지

121
00:05:37,253 --> 00:05:39,130
염색하지 않으면 백발이야, 백발

122
00:05:39,213 --> 00:05:41,883
[준호] 오늘은 약간
무슨 장관님 느낌이야, 저기

123
00:05:41,966 --> 00:05:45,178
약간 국토 교통부 장관
약간 이런 느낌이야, 형이

124
00:05:45,261 --> 00:05:46,721
- [띠링 연결음]
- [남자] 됐고

125
00:05:46,804 --> 00:05:47,889
[준호] 어, 병훈이 형

126
00:05:47,972 --> 00:05:49,557
- [병훈] 됐고
- [종태] 야!

127
00:05:49,640 --> 00:05:53,061
[세범] 아, 병훈이야? 이야

128
00:05:53,144 --> 00:05:54,228
[준호] 와, 병훈이 형

129
00:05:54,771 --> 00:05:56,522
- [준호] 보이세요?
- [종태] 이거 병훈이 안 보이나?

130
00:05:56,606 --> 00:05:58,274
- [종태] 안 보이나 봐
- [세범] 보여, 보여, 보여

131
00:05:58,775 --> 00:05:59,609
[종태] 아

132
00:06:00,360 --> 00:06:01,611
- 야, 병훈아
- [준호] 형, 들리세요?

133
00:06:01,694 --> 00:06:03,112
- 아, 형, 보여요
- [세범] 오케이, 오케이

134
00:06:03,613 --> 00:06:04,530
[준호] 거기 몇 시예요, 형?

135
00:06:04,614 --> 00:06:07,909
- 거기 12시 넘었죠?
- [병훈] 여기 지금 11시 다 돼 가

136
00:06:07,992 --> 00:06:08,826
[세범] 밤 11시?

137
00:06:09,369 --> 00:06:11,120
- 예
- [저마다 탄식한다]

138
00:06:11,204 --> 00:06:12,872
[종태] 야, 너 한국, 한국말이

139
00:06:12,955 --> 00:06:15,333
쪼끔 어눌해졌다? 어?

140
00:06:18,086 --> 00:06:19,337
[병훈] 아이, 아니

141
00:06:20,046 --> 00:06:22,799
[준호] 영어로 할까?
형, 영어로 할까요?

142
00:06:23,633 --> 00:06:24,926
[준호] '캔 유 스피크 잉글리시?'

143
00:06:25,009 --> 00:06:26,260
- [여자1] 안녕
- [띠링 연결음]

144
00:06:26,344 --> 00:06:27,220
민향!

145
00:06:28,012 --> 00:06:29,055
[여자2] 언니

146
00:06:29,138 --> 00:06:30,181
- [민향] 언니
- [여자3] 야

147
00:06:30,264 --> 00:06:31,766
- [여자2] 언니
- [민향] 언니

148
00:06:45,113 --> 00:06:47,365
- [여자1] 어머, 이게 누구야?
- [민향] 이거는 언제야?

149
00:06:47,448 --> 00:06:49,158
[여자2] 어머, 이게 누구야?

150
00:06:50,827 --> 00:06:52,703
- [남자1] 근데 왜 이렇게…
- [준호가 웃으며] 포커스가…

151
00:06:52,787 --> 00:06:54,872
[남자1] 아, 이런 거
용납이 안 됐는데, 나 옛날에

152
00:06:56,666 --> 00:06:58,418
[남자2] 명색이 영화 모임인데

153
00:06:58,501 --> 00:06:59,502
[저마다 웃는다]

154
00:06:59,585 --> 00:07:01,462
- [준호] 포커스가 안 맞아
- [몇몇이 연신 웃는다]

155
00:07:01,546 --> 00:07:03,881
[여자3] 너무 웃겨
이거 누가 찍었지, 진짜?

156
00:07:03,965 --> 00:07:05,341
[민향] 범인을 찾아야지

157
00:07:05,425 --> 00:07:07,593
[준호] 제가 찍은 건 아닙니다
저는 나왔습니다

158
00:07:07,677 --> 00:07:08,845
[남자2] 저도 나왔어요

159
00:07:08,928 --> 00:07:11,806
- [남자1] 나네, 내가 없는데?
- [함께 웃는다]

160
00:07:11,889 --> 00:07:12,807
[찰카닥]

161
00:07:14,851 --> 00:07:15,685
[준호] 저게 나인가?

162
00:07:16,602 --> 00:07:19,272
왜, 왜
껌을 왜 계속 찍었을까?

163
00:07:19,772 --> 00:07:20,606
[남자1] 아마…

164
00:07:20,690 --> 00:07:22,567
[준호, 남자1] 포커스
테스트 한 거네

165
00:07:23,609 --> 00:07:24,902
[찰카닥]

166
00:07:24,986 --> 00:07:26,821
[준호] 카메라의
작동 원리 같은 거 자체를

167
00:07:26,904 --> 00:07:28,239
모를 때여 가지고

168
00:07:28,322 --> 00:07:29,365
기본적으로 뭐

169
00:07:29,866 --> 00:07:31,284
노출, 뭐, 애퍼처, 뭐

170
00:07:31,367 --> 00:07:33,161
- [남자1] 그렇죠, 그렇죠, 응
- [준호] 셔터 스피드

171
00:07:33,244 --> 00:07:35,288
- [찰카닥]
- 포커스, 이런 뭐

172
00:07:35,371 --> 00:07:37,540
- [남자1] 기본 개념이…
- [준호] 기본적인 거를 한번

173
00:07:37,623 --> 00:07:38,958
익혀 보려고 한 워크숍이라

174
00:07:39,041 --> 00:07:41,377
- [찰카닥]
- 너무나 예술적이지 않은

175
00:07:41,461 --> 00:07:42,837
- [웃으며] 그냥 막
- [남자1의 웃음]

176
00:07:42,920 --> 00:07:45,173
멋대가리 없는 사진들의
나열일 텐데

177
00:07:45,256 --> 00:07:46,549
[찰카닥]

178
00:07:46,632 --> 00:07:48,551
[종태의 놀란 탄성]
김혜자 씨 집 아니야?

179
00:07:48,634 --> 00:07:50,553
[준호가 웃으며] 어
김혜자 선생님 댁이야, 여기

180
00:07:50,636 --> 00:07:51,762
- [찰카닥]
- 우리 사무실 앞에

181
00:07:51,846 --> 00:07:53,556
그 창문에서 이렇게 보면은

182
00:07:53,639 --> 00:07:55,016
- [종태의 호응]
- [준호] 혜자 선생님 댁

183
00:07:55,099 --> 00:07:56,601
정원이 요렇게 보였잖아요

184
00:07:56,684 --> 00:07:58,394
- [종태] 어어, 대문이랑 보였잖아
- [찰카닥]

185
00:07:58,478 --> 00:07:59,479
[준호] 저 돌담이 이뻐 갖고

186
00:07:59,562 --> 00:08:01,731
저 앞에서 우리가 많이
사진 찍고 그랬었어요

187
00:08:01,814 --> 00:08:03,149
'노란문' 멤버들이

188
00:08:03,232 --> 00:08:04,650
[몇몇이 호응한다]

189
00:08:04,734 --> 00:08:06,986
야, 대엽이 형은
또 저런 섹시한 포즈를…

190
00:08:07,069 --> 00:08:09,071
- [종태의 옅은 웃음]
- [경쾌한 음악]

191
00:08:12,283 --> 00:08:15,077
[혜자] 그때 거기
무슨 동아리가 있는 거 알면은

192
00:08:15,161 --> 00:08:17,622
쪼끔이라도
한 번 더 쳐다봤을 텐데

193
00:08:17,705 --> 00:08:20,166
그냥 '저 위층에서 우리 집
다 보이겠구나'

194
00:08:20,249 --> 00:08:22,043
그런 생각만 했던 집이지

195
00:08:23,794 --> 00:08:25,087
- 그러니까
- [부드러운 음악]

196
00:08:25,171 --> 00:08:27,673
어떻게 알겠어요, 그렇죠?
사람 일을

197
00:08:28,925 --> 00:08:31,636
[종태] 그, 준호 관련해서는

198
00:08:31,719 --> 00:08:33,679
내가 제일 애틋한 기억은

199
00:08:33,763 --> 00:08:35,640
이제 '살인의 추억' 개봉하고

200
00:08:35,723 --> 00:08:38,768
[씁 입소리] 한 9시쯤
밤 9시 넘었을 거야

201
00:08:38,851 --> 00:08:41,229
한 10시쯤에 전화를 했어, 전화를

202
00:08:41,312 --> 00:08:42,313
- 네
- [종태] 그래 갖고

203
00:08:43,356 --> 00:08:45,483
'어, 형, 형
여기 어디인지 알아요?'

204
00:08:45,566 --> 00:08:48,194
뭐, 이러더니 '경서빌딩 앞이에요'
막 그렇게…

205
00:08:48,277 --> 00:08:50,071
- 어? 전화가 온 거야
- 네

206
00:08:50,154 --> 00:08:51,155
[종태] 왜, 아마

207
00:08:51,239 --> 00:08:54,075
이제 흥행이 잘되고 기분이 좋아서

208
00:08:54,158 --> 00:08:56,869
뭔가 고생스러웠던 시절들, 뭐

209
00:08:56,953 --> 00:08:58,412
이렇게 추억을 했던 거 같아

210
00:08:58,496 --> 00:08:59,705
- [준호] 경서빌딩, 예
- [종태] 내 상상인데…

211
00:08:59,789 --> 00:09:01,082
[도로 소음]

212
00:09:01,165 --> 00:09:03,417
[준호] 여기, 여기도 아마
멀쩡한 단독 주택인데

213
00:09:03,501 --> 00:09:05,127
- 이렇게 했을 거야, 아마
- [남자] 맞아, 맞아

214
00:09:05,836 --> 00:09:07,129
[준호] 30년 됐으니까

215
00:09:07,213 --> 00:09:09,090
[뚜벅뚜벅 발소리]

216
00:09:09,715 --> 00:09:12,510
이제 여기가 코스지
'노란문' 출근 코스

217
00:09:13,302 --> 00:09:14,136
[남자] 그렇죠

218
00:09:15,137 --> 00:09:17,807
근데 사실 그때는 막 이렇게

219
00:09:18,307 --> 00:09:19,892
'노란문'에 와서
뭘 한다는 느낌보다는

220
00:09:19,976 --> 00:09:22,436
약간 소풍 오고, 놀러 오는 느낌이
훨씬 강하지 않았어요?

221
00:09:23,104 --> 00:09:24,855
[준호] 근데 왜, 왜 경서빌딩에…

222
00:09:25,481 --> 00:09:26,816
종태 형이 원래 거기

223
00:09:26,899 --> 00:09:28,401
- [남자] 어…
- 사무실이 있었던 건가?

224
00:09:28,484 --> 00:09:32,989
[남자] 종태 형이 이제
동대 대학원을 약간 휴학하고

225
00:09:33,072 --> 00:09:34,365
- [흥미로운 음악]
- 친구들이랑 같이 여기서

226
00:09:34,448 --> 00:09:36,033
모델 에이전시 비슷한 거를

227
00:09:36,117 --> 00:09:38,953
비즈니스로 약간 시작하려고
이 사무실을 얻었어요

228
00:09:40,288 --> 00:09:41,372
[종태] 그, 첫…

229
00:09:42,039 --> 00:09:45,126
첫 등교를 하고 나서
너무너무 실망을 했어요

230
00:09:45,209 --> 00:09:47,211
야, 이거 무슨 대학원이

231
00:09:49,046 --> 00:09:51,132
뭐, 별로 배우는 게 없어요

232
00:09:52,383 --> 00:09:53,676
아직도 기억나는 게

233
00:09:54,176 --> 00:09:56,721
학교에 16mm 카메라가
1대 있어요

234
00:09:56,804 --> 00:09:58,347
뭐, 카메라 작동법이라도

235
00:09:58,431 --> 00:10:00,266
[웃으며] 좀 가르쳐 줬으면
좋겠는데

236
00:10:00,349 --> 00:10:03,936
'이게 16mm 카메라야' 하고
구경만 시켜 주는 거야

237
00:10:04,020 --> 00:10:05,688
- [남자] 아, 그러고 끝이에요?
- [종태] 끝이에요

238
00:10:08,691 --> 00:10:09,650
그 무렵에

239
00:10:11,319 --> 00:10:13,696
그, 동훈이

240
00:10:13,779 --> 00:10:16,365
이동훈 씨를 만나게 된 거죠

241
00:10:17,033 --> 00:10:18,659
제가 이제 학교 앞에 있는
연대 앞에 있는

242
00:10:18,743 --> 00:10:22,580
그, '오늘의 책'에서
아르바이트생을 하고 있었는데

243
00:10:22,663 --> 00:10:24,832
그때는 핸드폰, 삐삐
이런 거 없을 때니까

244
00:10:24,915 --> 00:10:27,251
'오늘의 책' 거기
메모판에 보면은, 뭐

245
00:10:27,752 --> 00:10:31,088
'어디 있다', 뭐, '와라'
뭐, 이렇게 쫙 붙어 있고

246
00:10:31,172 --> 00:10:33,841
영화 하는 사람을 좀
소개해 달라고 했더니

247
00:10:34,342 --> 00:10:37,595
마침 동대 영화과 대학원
그, 휴학생이었던

248
00:10:37,678 --> 00:10:39,013
최종태 감독님

249
00:10:39,096 --> 00:10:40,431
소개해 줘 가지고

250
00:10:40,514 --> 00:10:42,516
'네가 한번 공부를 좀 시켜라'

251
00:10:43,434 --> 00:10:46,687
그냥 뭐, '보내 보세요'
그렇게 해 갖고 이제

252
00:10:46,771 --> 00:10:48,439
그게 다 신기한 거야

253
00:10:49,523 --> 00:10:51,651
아니,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사실

254
00:10:52,151 --> 00:10:55,655
내가 왜 남… 어?
남 영화 공부를 가르쳐?

255
00:10:56,322 --> 00:10:58,449
그게 그, 그 당시 이제

256
00:10:58,532 --> 00:11:00,576
대학 문화, 동아리 문화라는 게

257
00:11:00,660 --> 00:11:01,494
아직 그…

258
00:11:01,994 --> 00:11:05,289
물이 안 빠져 가지고
그게 되게 자연스러웠어

259
00:11:05,790 --> 00:11:08,292
그러니까 '누군가가
영화 공부를 하고 싶다'라는

260
00:11:08,376 --> 00:11:10,252
- 제안이 없었으면
- [흥미로운 음악]

261
00:11:11,045 --> 00:11:12,755
내 삶은 좀 많이

262
00:11:13,422 --> 00:11:14,674
많이 바뀌었을 거 같아

263
00:11:14,757 --> 00:11:16,342
그러니까 이게 [씁 입소리]

264
00:11:16,842 --> 00:11:19,095
이게 좋은 의미로
바뀌었을 수도 있고

265
00:11:19,178 --> 00:11:21,138
아마 좋은 의미가
더 많을 수도 있는데

266
00:11:21,222 --> 00:11:22,348
[종태, 남자의 웃음]

267
00:11:22,431 --> 00:11:26,227
무언가를 만들고 구체적으로
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

268
00:11:26,727 --> 00:11:30,106
제가 가서 들쑤셨죠
예, 들쑤셔 가지고…

269
00:11:30,189 --> 00:11:31,482
[종태] 동훈이, 그 친구가

270
00:11:32,024 --> 00:11:34,026
자기 선배가 1명 있는데

271
00:11:34,110 --> 00:11:35,736
[씁 입소리] 같이 와도 되겠냐고

272
00:11:35,820 --> 00:11:37,405
[웃으며] 아, 오라고

273
00:11:37,488 --> 00:11:39,281
[동훈] '나 혼자 당할 수 없다'
생각해서

274
00:11:39,365 --> 00:11:41,659
봉준호 감독을 끌어들인 거예요

275
00:11:46,747 --> 00:11:50,084
초등학교 때나 중학교 때부터
이제 영화를 좋아했고

276
00:11:50,167 --> 00:11:53,713
그, 감독이 되고 싶은 마음이
있었기 때문에, 예

277
00:11:54,213 --> 00:11:55,506
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어요

278
00:11:56,424 --> 00:11:58,092
집에서 하도 텔레비전만 봐서
그랬던 거 같아요

279
00:11:58,175 --> 00:12:00,344
우리 집이 아무것도
안 하는 집이었어요

280
00:12:00,928 --> 00:12:02,930
여행도 가지 않고
스포츠도 하지 않고

281
00:12:03,431 --> 00:12:05,933
모든 식구들이
다 TV만 보고 이렇게, 예

282
00:12:06,016 --> 00:12:07,476
그런, 맥락 없이 딱 봤는데

283
00:12:07,560 --> 00:12:09,562
되게 충격적이었던
그런 것들 있잖아요

284
00:12:10,354 --> 00:12:12,314
초등학교 때 이제 '공포의 보수'

285
00:12:13,065 --> 00:12:13,941
[거친 숨소리]

286
00:12:14,024 --> 00:12:15,818
'자전거 도둑'도 되게

287
00:12:15,901 --> 00:12:17,361
- [잔잔한 음악]
- 어릴 때 제가 자전거를

288
00:12:17,445 --> 00:12:18,612
잃어버린 경험이 있어 가지고

289
00:12:18,696 --> 00:12:19,864
되게 몰입해서

290
00:12:19,947 --> 00:12:22,074
[웃으며] 과몰입 상태로
봤던 게 이제

291
00:12:22,158 --> 00:12:23,409
'자전거 도둑'인데 그게, 뭐

292
00:12:23,492 --> 00:12:25,953
비토리오 데 시카니
네오리얼리즘이니 이런 거는

293
00:12:26,454 --> 00:12:27,747
전혀 모르고 봐서 오히려

294
00:12:27,830 --> 00:12:29,832
- 원초적 충격이 더 셌던…
- [흥미로운 음악]

295
00:12:29,915 --> 00:12:32,793
근데 최초로 그거를 본격적으로

296
00:12:32,877 --> 00:12:35,629
마음껏 영화 얘기 하고
영화 공부 하고

297
00:12:36,255 --> 00:12:37,673
반복해서 영화 보고

298
00:12:38,424 --> 00:12:40,217
영화과를 가지도 못했고

299
00:12:40,301 --> 00:12:42,970
또 영화 현장에서
일을 하지도 못한 상태였지만

300
00:12:43,637 --> 00:12:45,681
최초로 본격적으로 영화를 가지고

301
00:12:45,765 --> 00:12:47,683
뭔가를 막 이렇게 할 수 있으니까

302
00:12:48,267 --> 00:12:50,436
봉준호랑 이동훈 둘을 앉혀 놓고

303
00:12:50,978 --> 00:12:53,355
일단 '영화의 이해'부터
이제 시작을 했죠

304
00:12:54,315 --> 00:12:57,443
그때 영화 서적이
처음으로 나오기 시작할 때였는데

305
00:12:57,526 --> 00:12:59,278
- [동훈] 그랬죠
- 지금이야 교보문고 가면

306
00:12:59,361 --> 00:13:00,863
한 섹션이 다
영화 서적이고 그렇지만

307
00:13:00,946 --> 00:13:02,072
- 옛날에는
- [동훈] 그때는 이제…

308
00:13:02,156 --> 00:13:05,034
영화에 대한 책이
나온다는 거 자체를 되게…

309
00:13:05,117 --> 00:13:06,702
- 사실은
- [준호] 생경스러웠던…

310
00:13:06,786 --> 00:13:09,830
이론 서적은 뭐, 루이스 자네티의
'영화의 이해' 비롯해서…

311
00:13:09,914 --> 00:13:11,123
- 잭 시 엘리스 '세계 영화사'
- [동훈] 그렇죠

312
00:13:11,207 --> 00:13:13,375
그 두 권만 딱, 딸랑 있었어

313
00:13:13,459 --> 00:13:14,543
- [동훈] 아마 그때는…
- 책 자체가 없었어

314
00:13:14,627 --> 00:13:17,421
편의점들이 생기기
막 시작했을 때였거든요

315
00:13:17,505 --> 00:13:19,465
- 응
- [동훈] 그래서 제가 이제 그때

316
00:13:19,548 --> 00:13:23,177
'편의점이 막 생길 때였다'
이런 얘기는 좀 잘라 주세요

317
00:13:23,260 --> 00:13:24,553
너무 완전…

318
00:13:24,637 --> 00:13:26,639
- [동훈의 웃음]
- 진짜 완전히 이거

319
00:13:26,722 --> 00:13:28,766
정말 편의점이 없었니, 옛날에?

320
00:13:28,849 --> 00:13:30,476
- 없었죠
- [준호] 아…

321
00:13:30,559 --> 00:13:32,394
- 하긴 우리 무슨…
- [동훈] 응

322
00:13:33,062 --> 00:13:35,731
도토, 도토루 같은 데서
커피 먹고 막 그랬지

323
00:13:35,815 --> 00:13:37,650
[동훈] 그렇죠, 그렇죠, 도토루
지금은 없어진…

324
00:13:37,733 --> 00:13:38,609
[밝은 음악]

325
00:13:38,692 --> 00:13:39,985
뭔가를 해 주긴 해 줘야 되는데

326
00:13:40,069 --> 00:13:42,446
뭐,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
그래서 이제

327
00:13:42,530 --> 00:13:43,989
봉준호가 그때는 이제

328
00:13:44,073 --> 00:13:47,201
독서실에서
총무 알바를 하고 있었는데

329
00:13:47,284 --> 00:13:48,577
시간이 많잖아

330
00:13:48,661 --> 00:13:50,496
'그러면 너 그 시간에 그냥'

331
00:13:51,080 --> 00:13:55,417
'시간 허송세월 보내지 말고
'세계 영화사' 필사를 해라'

332
00:13:55,501 --> 00:13:58,337
[준호] 근데 내가 '세계 영화사'를
필사한 적은 없는데

333
00:13:58,420 --> 00:14:00,214
- [흥미로운 음악]
- 봉 감독은 했을 거 같아

334
00:14:00,297 --> 00:14:02,883
아마 했을 거 같아
응, '세계 영화사'

335
00:14:02,967 --> 00:14:04,969
나는 안 했습니다, 나는 안 했고

336
00:14:05,052 --> 00:14:06,220
봉 감독은 했을 거 같아

337
00:14:06,303 --> 00:14:09,223
[준호] 이게 다
거대한 라쇼몽의 용광로야

338
00:14:09,306 --> 00:14:13,227
내가 그 두꺼운 책을
그걸 어떻게 필사를 해?

339
00:14:13,811 --> 00:14:16,313
[남자1이 일어로] 모르겠어
전혀 모르겠어

340
00:14:16,897 --> 00:14:19,733
[남자2] 인간에 대한 믿음이
사라졌소

341
00:14:20,401 --> 00:14:22,278
- [밝은 음악]
- [한국어] 봉 감독, 기억 안 나?

342
00:14:22,361 --> 00:14:24,613
열심히 읽기는 읽었어요
형이 읽으라고 해서

343
00:14:24,697 --> 00:14:26,907
되게 열심히 읽었는데
쓰지는 않았어요

344
00:14:26,991 --> 00:14:29,702
네가 나한테
노트를 보여줬던 거 같거든

345
00:14:29,785 --> 00:14:30,995
아, 진짜?

346
00:14:31,078 --> 00:14:32,580
어, 내가 그 노트 기억이 나서

347
00:14:32,663 --> 00:14:34,039
- 잠깐만
- [종태] 네가 했다는 걸 알지

348
00:14:34,123 --> 00:14:35,583
뭐 어떻게 알아, 내가

349
00:14:42,256 --> 00:14:43,507
이거 아니야? 이거, 저기

350
00:14:45,092 --> 00:14:46,385
- [종태] 응, 응
- '세계 영화사'

351
00:14:46,468 --> 00:14:47,845
- [종태] 어
- 잭 시 엘리스

352
00:14:47,928 --> 00:14:49,013
하긴 했던 거야

353
00:14:49,096 --> 00:14:50,347
- 내가 노트를 봤던 기억이…
- [준호] 부분적으로

354
00:14:50,431 --> 00:14:51,515
- 어, 어
- 예

355
00:14:51,599 --> 00:14:53,475
[종태가 웃으며] 초반에
좀 하다 말았겠지, 뭐

356
00:14:53,559 --> 00:14:56,270
'성문 종합 영어'의
'to 부정사' 같은 그런 거겠지

357
00:14:56,353 --> 00:14:58,606
- [저마다 웃는다]
- [종태] 어, 'to 부정사' 같은

358
00:14:58,689 --> 00:15:00,399
그 정도, 그 정도인 거 같아, 어

359
00:15:00,482 --> 00:15:03,319
'to 부정사'는 다 잘 알잖아
대한민국 한국인들이

360
00:15:04,194 --> 00:15:05,487
약간의 씨앗 단계죠

361
00:15:05,571 --> 00:15:08,574
씨앗 단계에서
봉준호 감독, 저, 최종태 감독

362
00:15:08,657 --> 00:15:10,492
3명이 이렇게 뭔가 있다가
그다음에…

363
00:15:12,077 --> 00:15:15,623
[차분한 음악]

364
00:15:15,706 --> 00:15:18,125
[여자] 근데 어느 날 집에서
이렇게 누워 있는데

365
00:15:18,667 --> 00:15:21,795
갑자기 영화가
너무나 공부하고 싶다는

366
00:15:21,879 --> 00:15:24,298
불길에 사로잡힌 거예요, 제가
알 수 없는 불길에

367
00:15:24,381 --> 00:15:26,508
그래서 그날부터
잠이 안 오더라고요

368
00:15:26,592 --> 00:15:28,469
[준호] 아, 임훈아 누나가
되게 초기 멤버야

369
00:15:28,552 --> 00:15:29,386
[동훈] 맞아요, 맞아

370
00:15:29,470 --> 00:15:31,847
[훈아] 그때 이제
음악을 같이 좋아하던

371
00:15:31,931 --> 00:15:33,682
심리학과에 친구가 있었어요

372
00:15:33,766 --> 00:15:36,477
[약간 웃으며] '사회학과에
봉준호라는 사람이 있다더라'

373
00:15:36,560 --> 00:15:38,854
'그 사람이 영화를 좋아한다는데'

374
00:15:38,938 --> 00:15:41,065
'이 사람한테 한번
전화를 해 봐라'

375
00:15:41,148 --> 00:15:43,442
어, 봉준호? 이름 특이하다

376
00:15:43,525 --> 00:15:45,069
그래서 '봉주르'로 외워야 되겠다

377
00:15:45,152 --> 00:15:47,488
그래서 '봉주르'로 외워서

378
00:15:47,571 --> 00:15:49,865
전화를 했어요, 전화를 했더니만

379
00:15:49,949 --> 00:15:51,951
'홍대 앞의 어디로 와라'

380
00:15:52,034 --> 00:15:53,202
[준호] 종태 형님이랑

381
00:15:53,285 --> 00:15:55,621
- 너랑 나랑, 임훈아 누나 넷이서
- [동훈이 연신 호응한다]

382
00:15:55,704 --> 00:15:57,831
제일 처음 영화 보면서 했던
세미나 그거야, 기억나?

383
00:15:57,915 --> 00:15:59,750
- 각자 한 편씩 보고 싶은 영화
- [동훈] 맞아

384
00:15:59,833 --> 00:16:00,918
가져오자 그래 가지고

385
00:16:01,669 --> 00:16:02,670
그때 종태 형이

386
00:16:02,753 --> 00:16:04,296
- 테오 앙겔로풀로스의
- [동훈] 맞아

387
00:16:04,380 --> 00:16:05,798
- '안개 속의 풍경'을 했고
- [동훈] '안개 속의 풍경'

388
00:16:05,881 --> 00:16:07,383
내가 프랑수아 트뤼포

389
00:16:07,466 --> 00:16:08,717
- 저기, 저기
- [준호] 트뤼포 본인이

390
00:16:08,801 --> 00:16:10,219
- 감독으로 나온 거
- [동훈] 아, 저…

391
00:16:10,302 --> 00:16:11,804
[함께] '데이 포 나이트'

392
00:16:11,887 --> 00:16:13,472
- [준호] 네가 뭐였더라?
- 저는 그다지 공부를

393
00:16:13,555 --> 00:16:15,057
안 했던 거 같아 [웃음]

394
00:16:15,140 --> 00:16:17,184
- 기억이 안 나는 거 보니까
- 그래서 영화 4편을 봤었어, 그때

395
00:16:17,267 --> 00:16:18,852
- [동훈] 맞아, 어어
- 그래서 그…

396
00:16:19,561 --> 00:16:21,563
돌아가면서
자기가 추천한 영화를 보고

397
00:16:22,189 --> 00:16:23,691
보고서 그냥 얘기했지, 막

398
00:16:23,774 --> 00:16:25,317
- 이러쿵저러쿵
- [동훈] 그렇죠, 그렇죠, 응

399
00:16:25,401 --> 00:16:27,403
[부드러운 음악]

400
00:16:30,906 --> 00:16:34,118
[민향] 어느 날
백양로를 걸어가고 있는데

401
00:16:34,660 --> 00:16:37,621
제가 우연히 계속 마주치던 제…

402
00:16:38,205 --> 00:16:40,165
다른 친구를 1명 맞은편에서 이제

403
00:16:40,249 --> 00:16:43,377
걸어 내려오고 있는 친구를
만났는데, 음

404
00:16:43,460 --> 00:16:44,628
영화 얘기를 하게 됐죠

405
00:16:44,712 --> 00:16:46,922
그때는 영화 생각을
많이 하고 있었으니까, 그래서

406
00:16:47,423 --> 00:16:50,175
'나 요즘 영화에 관심이 생겼어'
그러니까 그 친구가

407
00:16:50,259 --> 00:16:52,011
'어? 나 영화 집단에 있는데'

408
00:16:52,094 --> 00:16:54,763
'오늘은 터키 영화 '욜'이라는
영화를 보는 날이야'

409
00:16:54,847 --> 00:16:56,724
'같이 가 볼래?'
그러더라고요, 그래서

410
00:16:56,807 --> 00:16:59,018
[영상 속 민향] '어, 그래
그러자' 그래서 같이 간 게

411
00:16:59,101 --> 00:17:00,394
[웃으며] 이제 '노란문'이에요

412
00:17:01,103 --> 00:17:03,772
그때 그 친구가
임훈아라는 친구였고

413
00:17:04,565 --> 00:17:06,066
음, 네

414
00:17:06,900 --> 00:17:08,110
얘기하니까

415
00:17:08,861 --> 00:17:09,945
기억이 좀 나려고 해요

416
00:17:10,446 --> 00:17:13,782
사실은 저는 민향이를
그보다 앞서서 알고 있었어요

417
00:17:13,866 --> 00:17:16,618
문과대에서 연극을 했는데

418
00:17:17,119 --> 00:17:18,746
너무 멋있는

419
00:17:19,580 --> 00:17:22,541
그 학생이 예수님 역할을 했어요

420
00:17:22,624 --> 00:17:25,294
'금관의 예수'라는 연극이었고

421
00:17:25,377 --> 00:17:27,963
너무나 그, 임팩트가
너무 강했는데

422
00:17:28,047 --> 00:17:30,591
그 역할을 한 배우가 민향이었어요

423
00:17:30,674 --> 00:17:32,676
[흥미로운 음악]

424
00:17:34,011 --> 00:17:35,429
[여자] 그 당시 사실 막 뭔가

425
00:17:35,512 --> 00:17:38,015
막 갖춰져 있는 상황도 아니었는데

426
00:17:38,849 --> 00:17:40,809
영화를 좋아해서
영화 공부 하겠다는

427
00:17:40,893 --> 00:17:42,186
그 일념 하나로들

428
00:17:42,269 --> 00:17:44,313
다들 들어왔던 거 같은데
그 기억으로

429
00:17:44,396 --> 00:17:46,815
[훈아] 저는 은심이 언니 하면
떠오르는 게 어느 날

430
00:17:46,899 --> 00:17:49,068
데생 할 때 쓰는 남성 흉상

431
00:17:50,069 --> 00:17:51,487
그거를 가져왔어요

432
00:17:51,570 --> 00:17:53,530
'자, 지금부터 우리가
데생을 하자' 그러면서

433
00:17:53,614 --> 00:17:55,741
그림을 그리자는 거예요, 거기서

434
00:17:55,824 --> 00:17:56,867
그러니까 너무 뜬금이 없잖아요

435
00:17:56,950 --> 00:18:00,496
'갑자기 저런 석고상을
왜 사 오지, 여기에?'

436
00:18:01,705 --> 00:18:03,832
근데 또 그걸
그리는 사람이 또 있어

437
00:18:03,916 --> 00:18:04,875
그러니까 좀

438
00:18:06,001 --> 00:18:07,544
이상한 사람들이 많이 모였죠

439
00:18:08,337 --> 00:18:09,296
작은 공간이에요

440
00:18:09,379 --> 00:18:12,591
작은 공간 하나가 있는데
거기 이제 원탁 하나 놓고

441
00:18:12,674 --> 00:18:14,760
한 7명 앉으면 딱 맞죠

442
00:18:14,843 --> 00:18:17,221
그냥, 그냥 떠드는 거야

443
00:18:17,304 --> 00:18:20,057
그냥 뭔 영화 하나 보면
자기 아는 거 떠드는 거야

444
00:18:20,766 --> 00:18:23,602
어디서 들은 얘기 있으면
그거 떠들고, 자기 생각 얘기하고

445
00:18:23,685 --> 00:18:26,105
- [경쾌한 음악]
- 뭐, 그런 수준이지, 뭐

446
00:18:26,188 --> 00:18:29,525
[동훈] 우리의 우두머리였던
최종태 선배가 계획이 없었어요

447
00:18:29,608 --> 00:18:30,943
[웃으며] 계획이 없다 보니까

448
00:18:31,026 --> 00:18:33,403
그, 형식이 없었던 게
되게 좋았던 거 같아요

449
00:18:33,487 --> 00:18:35,322
다들 뭐랄까, 사회 부적응자?

450
00:18:35,405 --> 00:18:36,532
[동훈의 웃음]

451
00:18:37,574 --> 00:18:38,408
[준호] 네

452
00:18:39,201 --> 00:18:41,370
그룹사운드
'최종태와 다섯 어린이'

453
00:18:42,579 --> 00:18:45,332
[동훈] 뭔가 액체 같은 사람들이
모여 가지고

454
00:18:45,415 --> 00:18:48,919
뭔가 뭉실뭉실하면서
다 기체 같은 꿈을 꾸고

455
00:18:49,002 --> 00:18:50,003
[책장 넘기는 소리]

456
00:18:50,087 --> 00:18:52,798
[준호] 왜 그랬지? 90년대 초에
미친 듯이 다들 모여서

457
00:18:52,881 --> 00:18:54,341
- 영화 공부를 했었어요
- [동훈] 근데

458
00:18:54,424 --> 00:18:56,051
다들 느낌적으로 보면은

459
00:18:56,135 --> 00:18:58,554
그러니까 사회 운동이나 이런 게
되게 활발했던 시절인데

460
00:18:58,637 --> 00:19:00,222
벽에 약간 부딪쳤던 거 같아

461
00:19:00,305 --> 00:19:02,599
'페레스트로이카, 글라스노스트'
뭐, 이렇게 하면서

462
00:19:02,683 --> 00:19:04,143
소련도 무너지고 그러면서

463
00:19:04,226 --> 00:19:06,103
- 뭘 또 그렇게 거시적인…
- [동훈] 그런가? [웃음]

464
00:19:06,186 --> 00:19:08,147
엄청 거시적인 분석을…

465
00:19:08,230 --> 00:19:09,982
- [동훈] 근데 이제…
- 근데 되게 많았어, 이런 동활

466
00:19:10,065 --> 00:19:11,984
모여서 영화 공부 한 팀들이
되게 많았었는데

467
00:19:12,067 --> 00:19:14,361
-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
- [동훈] 그러니까 누가…

468
00:19:14,444 --> 00:19:15,571
모르겠어, 제 생각에는 그때

469
00:19:15,654 --> 00:19:17,990
저는 약간 영화로 뛰어든 게

470
00:19:18,073 --> 00:19:19,908
자아 찾기, 이런 거였고
그냥 이제

471
00:19:19,992 --> 00:19:20,993
- 뭔가…
- 자아를 찾는다고?

472
00:19:21,076 --> 00:19:22,995
- [동훈] 그렇지, 뭔가, 뭔가…
- [경쾌한 음악]

473
00:19:23,078 --> 00:19:24,037
내가 좋아하는 뭔가를

474
00:19:24,121 --> 00:19:25,414
- 찾고 싶은 그런 마음?
- [준호] 아…

475
00:19:25,998 --> 00:19:27,166
그때 사람들이 뭐

476
00:19:27,249 --> 00:19:28,709
'독재 타도', '호헌 철폐'

477
00:19:28,792 --> 00:19:30,836
막 이제 한참 그러면서

478
00:19:30,919 --> 00:19:34,506
마치 잔치가
끝나고 난 다음의 허탈감들이

479
00:19:34,590 --> 00:19:36,049
다들 있었던 거 같아요

480
00:19:36,133 --> 00:19:38,844
전 대단한 일을 한 건
당연히 아니기는 했지만

481
00:19:38,927 --> 00:19:42,890
[씁 입소리] 그래서 되게
갈 곳 몰라 했었고

482
00:19:43,599 --> 00:19:45,100
그냥 에너지는 넘치고

483
00:19:45,726 --> 00:19:46,768
어…

484
00:19:46,852 --> 00:19:48,228
뭘 해야 되는지는 모르겠고

485
00:19:48,312 --> 00:19:51,106
이미 학생 운동은 끝났고

486
00:19:51,190 --> 00:19:54,985
정말 이렇게 먼지가
이렇게 몽글몽글 뭉치듯이

487
00:19:55,652 --> 00:19:56,486
어…

488
00:19:56,570 --> 00:19:58,655
그렇게, 좋게 말하면은

489
00:19:58,739 --> 00:20:01,825
포도알이 영글듯이
그렇게 왔던 거 같아요

490
00:20:02,409 --> 00:20:04,828
2000년대 초중반에
해외 영화제 가면

491
00:20:04,912 --> 00:20:06,288
그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어

492
00:20:06,371 --> 00:20:08,332
왜 한국 영화가 이렇게 갑자기…

493
00:20:08,415 --> 00:20:09,291
[동훈] 아, 떴느냐?

494
00:20:09,374 --> 00:20:10,417
- 2000년대에 작품들이
- [동훈] 응, 응

495
00:20:10,500 --> 00:20:11,835
- [준호] 쏟아져 나오고
- [연신 호응한다]

496
00:20:11,919 --> 00:20:13,670
영화제에서 각광받고

497
00:20:13,754 --> 00:20:16,006
어디 있다 이런 감독들이
한꺼번에 나온 거냐

498
00:20:16,506 --> 00:20:18,300
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

499
00:20:19,426 --> 00:20:21,386
그럼 난 뭐
'노란문' 얘기를 하고 그랬지

500
00:20:21,470 --> 00:20:23,722
- [동훈의 웃음]
- 뭐, 예를 들면 나도 봐도…

501
00:20:23,805 --> 00:20:26,892
- [경쾌한 음악]
- 우리 세대가 시네필 첫 세대다

502
00:20:26,975 --> 00:20:28,769
우리 세대가 어떻게 보면은

503
00:20:29,269 --> 00:20:31,230
영화를 의식적으로 공부해서

504
00:20:31,313 --> 00:20:32,439
- [동훈] 처음, 처음이죠
- 감독이 된

505
00:20:32,522 --> 00:20:34,274
- 시네필 세대가 이제
- [동훈이 연신 호응한다]

506
00:20:34,358 --> 00:20:37,194
인더스트리에 진출한
최초 세대가 아닐까?

507
00:20:38,070 --> 00:20:40,239
뭐, 이런 식으로 얘기해 주면은

508
00:20:40,322 --> 00:20:41,823
그들이 기사 정리하기가 쉬운가 봐

509
00:20:41,907 --> 00:20:44,076
[준호가 웃으며] 그래서
'아, 뭐, 이런 게 있다'

510
00:20:44,159 --> 00:20:46,703
- 이런 제너레이션이 있고 뭐…
- [흥미로운 음악]

511
00:20:47,788 --> 00:20:50,916
정부 당국으로부터 상영이 금지된
16mm 소형 영화

512
00:20:50,999 --> 00:20:54,378
'파업전야' 탄압 저지
공동 투쟁 위원회는 오늘

513
00:20:54,878 --> 00:20:55,754
'파업전야'의 상영이…

514
00:20:55,837 --> 00:20:58,715
[준호가 웃으며] '장산곶매'는
완전 슈퍼스타였죠, 그때는 뭐

515
00:20:59,466 --> 00:21:00,300
그…

516
00:21:00,384 --> 00:21:03,679
매년 '장산곶매' 작품을
기다리는 팬들도 많이 있었고

517
00:21:05,305 --> 00:21:07,015
또 '청년'도 아주 딴딴한 팀이었고

518
00:21:09,518 --> 00:21:11,061
'영화공간 1895'는 이제

519
00:21:11,144 --> 00:21:12,938
'씨앙씨에'로 이름이 바뀌면서

520
00:21:13,021 --> 00:21:15,983
가장 역사 깊은
민간 시네마테크처럼

521
00:21:16,066 --> 00:21:17,943
또 명성이 자자했고

522
00:21:18,026 --> 00:21:20,904
갑자기 숨겨져 있던 시네필들이

523
00:21:20,988 --> 00:21:22,906
갑자기 거리로
쏟아져 나온 느낌 같은

524
00:21:22,990 --> 00:21:24,074
이상한 느낌이 있었고

525
00:21:24,157 --> 00:21:26,159
[강렬한 음악]

526
00:21:30,163 --> 00:21:32,582
그게 90년대의 그런 어떤

527
00:21:33,166 --> 00:21:34,751
[웃으며] 미쳐 돌아가는
상황이었던 거 같아요

528
00:21:42,301 --> 00:21:43,593
저의 결론은 그거예요

529
00:21:43,677 --> 00:21:46,888
'그 당시 정부에서
수돗물에 약을 탔다'

530
00:21:47,472 --> 00:21:51,184
전 국민 시네필화 프로젝트의
어떤 그런…

531
00:21:51,268 --> 00:21:53,270
[꼬르륵 물 빠지는 효과음]

532
00:22:05,574 --> 00:22:07,409
[준호가 웃으며] 지금 나열한
이런 단체들에 비하면

533
00:22:07,492 --> 00:22:09,286
'노란문'은 정말 [헉헉 웃는 소리]

534
00:22:09,369 --> 00:22:11,371
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정말…

535
00:22:11,872 --> 00:22:13,999
'장산곶매'가 프리미어리그고

536
00:22:14,082 --> 00:22:14,916
[남자] 그렇죠

537
00:22:15,792 --> 00:22:18,670
[준호] '청년', 정지우 '청년'이
분데스리가라면

538
00:22:18,754 --> 00:22:19,796
- 우리는 정말
- [여자] 맞아

539
00:22:19,880 --> 00:22:21,882
- [남자] 조기 축구, 그렇죠
- [준호가 웃으며] 조기 축구지

540
00:22:21,965 --> 00:22:23,258
저기에 비하면

541
00:22:23,842 --> 00:22:26,261
4학기 등록금을 내려고 하는데

542
00:22:27,262 --> 00:22:28,472
그게 너무 아까운 거야

543
00:22:29,097 --> 00:22:29,931
어?

544
00:22:30,682 --> 00:22:32,601
대학원 등록금이면

545
00:22:33,101 --> 00:22:35,437
아주 훌륭하게, 뭐

546
00:22:36,146 --> 00:22:38,065
자료를 구비를 하겠더라고요

547
00:22:38,148 --> 00:22:40,150
- [흥미로운 음악]
- 이제 본격적으로

548
00:22:40,776 --> 00:22:43,111
사고를 치자, 그래서

549
00:22:45,864 --> 00:22:47,949
이제 영화 연구소를 시작을 했죠

550
00:22:50,994 --> 00:22:52,704
[웃으며] 물론 집에서는 모르죠

551
00:23:05,217 --> 00:23:07,928
[남자] 그때 노란문 연구소가

552
00:23:08,428 --> 00:23:10,847
서교동 2층에 있었는데

553
00:23:10,931 --> 00:23:12,557
[씁 입소리] 모양이

554
00:23:14,935 --> 00:23:16,937
직사각형 건물이었어요, 요렇게

555
00:23:17,020 --> 00:23:18,438
[차분한 음악]

556
00:23:18,522 --> 00:23:20,065
가운데가 복도거든요

557
00:23:21,441 --> 00:23:23,318
그리고 노란문 연구소가

558
00:23:23,402 --> 00:23:25,779
요렇게 문이 여기 있었죠

559
00:23:28,865 --> 00:23:30,826
[민향] 보통은 문을 딱 열면

560
00:23:31,701 --> 00:23:34,496
저 왼쪽에 원탁이 있었는데

561
00:23:34,996 --> 00:23:38,291
[웃으며] 주로 준호가
거기서 공부를 하거나

562
00:23:41,128 --> 00:23:42,754
그다음에 거의 정면에

563
00:23:43,255 --> 00:23:45,757
텔레비전이 작은 게 있었는데

564
00:23:45,841 --> 00:23:48,927
거기서 뮤직비디오나
그런 걸 많이 봤던 거 같고

565
00:23:50,137 --> 00:23:53,056
[준호] 저 가구를
다 노랗게 칠했잖아요

566
00:23:53,140 --> 00:23:55,517
그, 대엽이 형님이 그때
막 같이 칠하지 않았었어요?

567
00:23:55,600 --> 00:23:58,854
내 기억은 종태 형이랑
페인트 사 와 가지고

568
00:23:58,937 --> 00:24:00,730
원래 저런 가구가 아닌데

569
00:24:00,814 --> 00:24:02,774
'우리는 다 노랗게 간다'
하면서 막

570
00:24:03,275 --> 00:24:04,818
노랗게 칠하신 거 아니에요?

571
00:24:09,281 --> 00:24:10,740
[종태] 그 무렵에는

572
00:24:10,824 --> 00:24:12,367
이상하게 노란색이 좋았어요

573
00:24:12,451 --> 00:24:14,327
그것도 아주 진한 노란색

574
00:24:14,411 --> 00:24:16,621
- 노란색만 보면 너무 이쁜 거야
- [흥미로운 음악]

575
00:24:16,705 --> 00:24:20,375
제 기억으로는 갖고 있었던
페인트가 노란색이었었어요

576
00:24:20,459 --> 00:24:22,043
제가 딴 데서 공사를 하고

577
00:24:22,127 --> 00:24:24,087
[웃으며] 쪼끔 남아 있는 페인트가

578
00:24:25,130 --> 00:24:27,007
뭐, 공교롭게 노란색이어 가지고

579
00:24:27,090 --> 00:24:29,092
돈 주고 다른 데서 사 오지 말고

580
00:24:29,176 --> 00:24:31,136
뭐, 그래 가지고
그냥 노란색 칠했었던

581
00:24:31,219 --> 00:24:32,971
아무, 사실은 의미가 없었어

582
00:24:34,055 --> 00:24:36,057
처음에는 이름이
'노란문'이 아니었어요

583
00:24:36,141 --> 00:24:37,893
- [동훈이 호응한다]
- 무슨 '영화 연구소'

584
00:24:37,976 --> 00:24:39,478
- [동훈] 영화 연구…
- 뭐, 그러다가

585
00:24:40,228 --> 00:24:42,939
우리가 무슨 기호학 공부를
한답시고 막 하다가

586
00:24:43,023 --> 00:24:44,274
'노란문' 하게 된 거 아니야?

587
00:24:44,357 --> 00:24:45,192
- [잔잔한 음악]
- 맞아요

588
00:24:45,275 --> 00:24:47,944
[동훈] 뭐, '시니피앙'이 어떻고
'시니피에'가 어떻니

589
00:24:48,028 --> 00:24:51,114
- 막 그러면서 이제 그…
- [웃음] 정말 민망하다

590
00:24:51,198 --> 00:24:52,866
갖다가 막, 그런 걸 갖다 붙였지

591
00:24:52,949 --> 00:24:54,367
[저마다 웃는다]

592
00:24:54,451 --> 00:24:55,744
그냥 그렇게 포장을 한 거지

593
00:24:55,827 --> 00:24:56,786
그렇지, 그렇지

594
00:24:56,870 --> 00:24:59,873
[준호] 그, 수박 겉 핥기 식으로
공부한 주제에

595
00:24:59,956 --> 00:25:02,042
이제 괜히 막 그런 얘기를
하는 거야, 뭐

596
00:25:02,125 --> 00:25:04,085
'기표와 기의가
일치하잖아요, 봐요'

597
00:25:04,169 --> 00:25:06,546
'실제 노란 문이 있지요?'
막 이러면서, 막

598
00:25:06,630 --> 00:25:09,049
- [저마다 와하하 웃는다]
- [동훈이 웃으며] 그래

599
00:25:09,132 --> 00:25:11,468
그래서 비평분과 이름 '씨-씨'가

600
00:25:11,551 --> 00:25:12,969
그래서 진짜 그런가 보다

601
00:25:13,053 --> 00:25:14,471
- '시니피앙', '시니피에'인가 봐
- [남자가 호응한다]

602
00:25:14,554 --> 00:25:15,514
[준호] 네, 맞아요
그건 거 같아요

603
00:25:15,597 --> 00:25:17,224
[남자] 사실 '씨앙씨에'도

604
00:25:17,307 --> 00:25:18,725
- 그거잖아요
- [준호] 맞아요, 응

605
00:25:18,808 --> 00:25:19,726
[윤아] '시니피앙', '시니피에'

606
00:25:19,809 --> 00:25:22,479
[준호] 대학로에 있었던
유명한 시네마테크인데

607
00:25:22,562 --> 00:25:24,523
- 그쪽도 그 이름을 한 거였었죠
- [남자가 호응한다]

608
00:25:24,606 --> 00:25:26,525
그때는 거의 모든 거에

609
00:25:26,608 --> 00:25:28,109
'시니피앙', '시니피에'
얘기 하지 않았었어?

610
00:25:28,193 --> 00:25:29,402
- [몇몇이 웃는다]
- 맞아요

611
00:25:29,486 --> 00:25:30,737
[민향] 왜냐하면

612
00:25:30,820 --> 00:25:33,156
그 '시니피앙', '시니피에'라는
단어도 사실

613
00:25:33,240 --> 00:25:35,283
- 너무 생소한 단어들인데
- 맞아, 맞아, 맞아요

614
00:25:35,367 --> 00:25:37,619
그 개념을 안 게
스스로 너무 기특했나 봐

615
00:25:37,702 --> 00:25:38,954
- 우리가, 그래서
- [몇몇이 웃는다]

616
00:25:39,037 --> 00:25:41,873
그때 진짜 왜 그렇게
기호학을 난리를 쳤지?

617
00:25:41,957 --> 00:25:44,584
기호학이랑 그때
뭐, 포스트모더니즘

618
00:25:44,668 --> 00:25:46,628
- [동훈] 포스트모더니즘
- 후기 구조주의

619
00:25:46,711 --> 00:25:47,796
- [윤아] 맞아, 맞아
- 그때 막…

620
00:25:47,879 --> 00:25:51,174
롤랑 바르트, 뭐 이런 거
엄청 막 붐이었었잖아요, 그때

621
00:25:52,092 --> 00:25:54,678
[웃으며] 잘 이해 못 하면서
막 억지로 앉아서

622
00:25:54,761 --> 00:25:56,471
세미나를 많이 했었어요, 그때 막

623
00:25:57,889 --> 00:25:59,140
요즘은 안 그러나 모르겠는데

624
00:25:59,724 --> 00:26:01,935
대학교 앞에 있는 그…

625
00:26:02,435 --> 00:26:04,354
유명한 복삿집이 있잖아요

626
00:26:04,437 --> 00:26:08,525
거기에 보면 이제 카피된
유명한 원서들이 쫙 있잖아요

627
00:26:08,608 --> 00:26:09,985
막 이제 그…

628
00:26:10,068 --> 00:26:11,945
앤솔러지류의 책들도

629
00:26:12,028 --> 00:26:14,155
그중에 종태 형이
'야, 이거, 이거, 이거'

630
00:26:14,239 --> 00:26:15,282
'뭘 해야 돼' 그러면 거기 가서…

631
00:26:15,365 --> 00:26:16,408
아니야, 아니야, 아니야

632
00:26:16,491 --> 00:26:18,243
'이거, 이거' 하지 않고

633
00:26:18,326 --> 00:26:19,160
'그냥 다 주세요'

634
00:26:19,244 --> 00:26:21,663
- 내가 뭐 내용을 모르니까
- [함께 웃는다]

635
00:26:21,746 --> 00:26:24,124
그냥 통으로 사 왔지

636
00:26:24,874 --> 00:26:26,793
그중에 막 골라 가지고 우리가

637
00:26:26,876 --> 00:26:29,004
뭐 막 했었어요, 그때
무슨 막, 그…

638
00:26:29,087 --> 00:26:32,424
[동훈] 우리가 이제
더들리 앤드류의 그, 책을

639
00:26:32,507 --> 00:26:34,134
같이 공부를 했어요, 그러니까…

640
00:26:34,217 --> 00:26:35,885
- [준호] 더들리 앤드류
- [저마다 호응한다]

641
00:26:35,969 --> 00:26:38,054
우리를, 우리를 힘들게 했던

642
00:26:38,138 --> 00:26:40,140
번역하느라고 아주 골치 아팠어

643
00:26:40,223 --> 00:26:41,308
[세범의 웃음]

644
00:26:41,391 --> 00:26:44,227
[동훈] 사실 민향 선배는
영어를 좀 잘했고

645
00:26:44,311 --> 00:26:45,854
영문과 출신이잖아, 또

646
00:26:45,937 --> 00:26:48,690
- 영문을 모르는 거지
- [동훈의 웃음]

647
00:26:48,773 --> 00:26:52,277
[동훈] 나머지 멤버들은
영어가 이제 그냥 보통이었는데

648
00:26:52,360 --> 00:26:55,363
[종태] 세범이는 그때
'노란문' 있을 때

649
00:26:55,447 --> 00:26:57,449
박사 과정 몇 년 차였지?

650
00:26:58,158 --> 00:27:00,535
'노란문' 있을 때가
박사 과정 들어가기 직전이었지

651
00:27:00,619 --> 00:27:02,203
- 아, 직전이었어?
- [세범이 호응한다]

652
00:27:02,287 --> 00:27:03,872
그렇지만 우리는
다 박사라고 불렀는데

653
00:27:03,955 --> 00:27:05,582
- 반 박사, 반 박사
- [종태] 반 박사라고

654
00:27:06,291 --> 00:27:07,584
- 들어가기 전부터
- [종태] 왜 그랬지?

655
00:27:07,667 --> 00:27:10,003
- 박사 될 걸로 예상하고
- [종태의 웃음]

656
00:27:10,086 --> 00:27:12,422
우리가 그때 형한테
무슨 이상한 별명으로 뭐

657
00:27:12,505 --> 00:27:16,384
- 훈고학, 훈고학파
- [저마다 웃으며 호응한다]

658
00:27:16,468 --> 00:27:18,053
- [종태] 훈고학파 [웃음]
- 우리가 이제

659
00:27:18,136 --> 00:27:20,764
맞아, 그거 기억나
세미나 할 때 막 이렇게 무슨

660
00:27:20,847 --> 00:27:24,434
번역, 각자 페이지 나눠 갖고
번역해 오거나 하면

661
00:27:24,517 --> 00:27:26,603
틀린 거 있으면 형이 다 짚고
막 '이거'

662
00:27:26,686 --> 00:27:28,438
- '야, 이거 번역 잘못됐고'
- [세범] 단어 하나하나

663
00:27:28,521 --> 00:27:30,857
단어 하나 의미 막 짚어 가면서 뭐

664
00:27:30,940 --> 00:27:32,817
번역을 어떻게 해야 되는 둥
막 하다 보니까

665
00:27:32,901 --> 00:27:33,985
훈고학파가 돼 버렸네, 그냥

666
00:27:35,195 --> 00:27:38,573
이론 세미나는 보면은, 뭐
할 때는 뭔가 그럴듯해도

667
00:27:38,657 --> 00:27:41,660
막상 지나고 보면은
기억 남는 게 별로 없어

668
00:27:42,369 --> 00:27:46,164
네가 이미 그때
김성수 감독님 연출부 또는

669
00:27:46,247 --> 00:27:47,624
그쪽 일을 좀 했었던 거였니?

670
00:27:47,707 --> 00:27:49,292
그럼요, 예, 했었죠

671
00:27:49,376 --> 00:27:50,960
단편 영화는
굉장히 많이 하지 않았어요?

672
00:27:51,044 --> 00:27:53,546
16mm 단편 영화는
거의 다 그 당시 뭐…

673
00:27:54,130 --> 00:27:56,383
대엽이 형, '비트' 아시죠? '비트'

674
00:27:56,466 --> 00:27:58,718
- 정우성의 '비트'
- [윤아] 네, 네, 알죠

675
00:27:58,802 --> 00:28:01,805
그거의 조감독이었어요, 석우가

676
00:28:01,888 --> 00:28:03,598
- 아, 그랬었구나
- [준호] 그때 김성수 감독

677
00:28:03,682 --> 00:28:06,559
연출부들은
다 명성이 자자했었어요

678
00:28:06,643 --> 00:28:08,645
왜, 진짜 빡세고 거기는 막…

679
00:28:09,229 --> 00:28:12,649
그 현장을 이겨 낸 자들은
다 이제 거의

680
00:28:13,149 --> 00:28:15,318
뭔가 이렇게 그…

681
00:28:15,402 --> 00:28:16,903
[대엽] 우리 아는 사람들 중에는

682
00:28:16,986 --> 00:28:19,406
석우가 그러면 현장을
제일 먼저 뛰었네

683
00:28:19,489 --> 00:28:21,908
그래서 네 입장에서는 약간 좀

684
00:28:22,617 --> 00:28:25,370
재밌… 웃기다?
'웃기다'라고 하면 좀 그렇고

685
00:28:25,453 --> 00:28:28,081
약간 현장 그런 거 많이 하다가

686
00:28:28,164 --> 00:28:29,749
'노란문'에 딱 오면은

687
00:28:30,250 --> 00:28:32,127
- 막 사람들이 '야' 이러면서 막
- [윤아의 웃음]

688
00:28:32,711 --> 00:28:34,754
- [저마다 웃는다]
- 원서 세미나 한다 그러고 막

689
00:28:34,838 --> 00:28:37,048
약간 좋게 말하면 학구적인데

690
00:28:37,132 --> 00:28:38,800
솔직히 말하면
약간 웃기지 않았니?

691
00:28:38,883 --> 00:28:40,051
네 입장에서 보면은?

692
00:28:40,135 --> 00:28:41,928
- [한숨]
- 뭐, 이상한 세미나 하고

693
00:28:42,011 --> 00:28:43,138
- 영어 막…
- [쯧 입소리]

694
00:28:43,221 --> 00:28:46,224
[웃으며] 세범이 형이랑
막 밑줄 치면서 막 공부…

695
00:28:46,307 --> 00:28:47,892
- 어땠어, 그때?
- 그냥 뭐

696
00:28:47,976 --> 00:28:49,978
그때 봤을 때는 좀… [쯧 입소리]

697
00:28:50,603 --> 00:28:52,731
아마추어 같은 느낌이 좀 들었죠

698
00:28:52,814 --> 00:28:53,940
- 그러니까, 그렇지?
- [석우] 그래 가지고

699
00:28:54,524 --> 00:28:56,568
건방이 하늘을 찔렀었죠
마음속으로는

700
00:28:56,651 --> 00:28:58,486
- [준호의 웃음]
- 제가 [웃음]

701
00:29:00,029 --> 00:29:02,031
내가 계속 얘기하지만 반성합니다

702
00:29:02,115 --> 00:29:04,534
- [차분한 음악]
- [준호] 아니, 그게 아니라 그…

703
00:29:04,617 --> 00:29:08,663
나는 이제 단편 영화를
찍고 싶은 마음만 굴뚝 같은데

704
00:29:08,747 --> 00:29:11,416
실제로 아는 건 없고
해 본 건 없고 하니까 이제

705
00:29:11,916 --> 00:29:14,419
'아, 석우한테 잘 빌붙어서'
[씁 입소리]

706
00:29:14,502 --> 00:29:16,421
'석우한테 의지해서 하면은'
막 이렇게

707
00:29:16,504 --> 00:29:18,506
'진행이 되지 않을까?' 이러면서
이제 막…

708
00:29:19,090 --> 00:29:23,303
누나는 그때 대학원을
이미 다닐 때였나, 그때?

709
00:29:23,386 --> 00:29:27,474
나는 '노란문' 때가
대학원 2학기 때

710
00:29:27,557 --> 00:29:30,351
누나도 유학 가려고
하지 않았었어요, 그때?

711
00:29:30,435 --> 00:29:32,395
저는 그때 이미 유부녀였습니다

712
00:29:33,605 --> 00:29:35,648
- 아, 진짜?
- [몇몇이 웃는다]

713
00:29:36,649 --> 00:29:37,484
[윤아] 그래 가지고

714
00:29:37,567 --> 00:29:40,445
사실 그때는
결혼을 한 지 얼마 안 돼서

715
00:29:40,528 --> 00:29:42,947
'노란문' 너무 열심히
열심히 하기는 했는데

716
00:29:43,031 --> 00:29:44,365
더 열심히를 못 했지

717
00:29:44,449 --> 00:29:46,868
- 그러니까, 누나도…
- [윤아] 내 삶이 정신없어서

718
00:29:46,951 --> 00:29:48,495
누나도 대엽이 형처럼 이렇게

719
00:29:49,037 --> 00:29:51,289
그거다, 어른 그룹이었다, 그때

720
00:29:51,372 --> 00:29:52,791
- [윤아] 그러니까 끝나고 나서…
- 굳이 나누자면

721
00:29:52,874 --> 00:29:55,084
- 어른 그룹과 애들 학생 그룹이…
- [윤아] 그렇지

722
00:29:55,168 --> 00:29:56,419
있었잖아, 두 그룹이

723
00:29:56,503 --> 00:29:58,755
[대엽] 그러니까 얘기를 할 때

724
00:29:58,838 --> 00:30:01,633
윤아 씨 같은 경우는
내가 말을 못 놨었어

725
00:30:01,716 --> 00:30:03,843
친하고 안 친하고를 떠나서

726
00:30:03,927 --> 00:30:06,346
유부녀인 줄 아니까, 나는 이제

727
00:30:06,429 --> 00:30:08,848
- 어른으로 대접을 한 거지
- [저마다 웃는다]

728
00:30:08,932 --> 00:30:11,059
- [석우] 뭐야!
- [몇몇이 연신 웃는다]

729
00:30:11,601 --> 00:30:12,936
- [대엽] 그게 뭐야?
- [남자] 말씀하세요

730
00:30:13,019 --> 00:30:14,896
근데 그전에 하나만 물어볼게

731
00:30:14,979 --> 00:30:16,648
나만 기억나나?

732
00:30:16,731 --> 00:30:19,859
우리가 점심이나 식사를
되게 많이 주문을 했는데

733
00:30:19,943 --> 00:30:22,320
- [몇몇이 호응한다]
- 응응, 그러다가 이제

734
00:30:22,403 --> 00:30:25,907
'노란문'이라고
얘기하게 된 게 이제 중국집

735
00:30:25,990 --> 00:30:29,327
- [흥미로운 음악]
- 공사하다가 배달시키면은

736
00:30:29,410 --> 00:30:31,412
'예, 2층의 그 노란 문 집'

737
00:30:31,496 --> 00:30:33,164
'그리로 들어오시면 돼요'
그래 가지고

738
00:30:33,248 --> 00:30:34,499
'노란문'이 된 거야

739
00:30:34,582 --> 00:30:36,251
[윤아] 아, 그래서 '노란문'이구나

740
00:30:36,334 --> 00:30:38,711
[대엽] 응, 누가
찾아오려 그러면은

741
00:30:38,795 --> 00:30:40,755
그냥 '아, 노란 문 있어요'

742
00:30:40,839 --> 00:30:43,758
'노랗게 된 문으로
들어오시면 돼요' 그러다가

743
00:30:43,842 --> 00:30:46,261
종태가 '아이, 야!
그러면 그냥 '노란문'으로 하자'

744
00:30:46,845 --> 00:30:48,638
그러면서 이제 의미를 부여한 거지

745
00:30:51,182 --> 00:30:52,934
- [흥미로운 음악]
- [종태] 이제 영화라는 거는

746
00:30:53,017 --> 00:30:54,644
무슨 예를 들잖아요

747
00:30:54,727 --> 00:30:57,272
[웃으며] 그 예로 나오는 영화를
본 적이 없으니

748
00:30:57,981 --> 00:30:59,858
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는 거야

749
00:31:00,358 --> 00:31:02,026
예를 들어서 독일 표현주의에 뭐

750
00:31:02,527 --> 00:31:04,779
'칼리가리 박사의 밀실' 그러면
영화사 책에

751
00:31:04,863 --> 00:31:06,781
한… 스틸 한 컷이 딱 있습니다

752
00:31:07,365 --> 00:31:08,741
그러면 이걸 볼 수가 없기 때문에

753
00:31:09,284 --> 00:31:11,578
막 그걸 상상하면서
공부를 하는 거죠

754
00:31:12,203 --> 00:31:15,582
하다못해 '열차의 도착'만
보려 그래도 유튜브 없을 때는

755
00:31:15,665 --> 00:31:17,375
그거 막 어떻게
카피 뭐, 비디오 뜬 거

756
00:31:17,458 --> 00:31:19,586
학생들 가서 보여 줘야 되고
이랬는데

757
00:31:19,669 --> 00:31:20,879
지금은 다 있죠

758
00:31:23,590 --> 00:31:26,676
[종태] 그러면 뭐야?
대부분 영화를 봐야 되는데

759
00:31:26,759 --> 00:31:29,429
영화를 조달을 해 오는 게

760
00:31:29,929 --> 00:31:32,640
이제 영화 연구소의
제일 큰 미션이에요

761
00:31:32,724 --> 00:31:35,143
사방에서 '영화 있다' 이러면 가서

762
00:31:35,935 --> 00:31:38,438
갖고 와서 카피하고
빌려와서 카피하고

763
00:31:38,938 --> 00:31:43,109
그게 뭐, 거의 가장 큰
연구소의 일이었는데

764
00:31:43,192 --> 00:31:46,404
그 일을 봉준호 감독이 했어요

765
00:31:46,905 --> 00:31:48,948
우리 당시에는 빌릴 수 있는 데가

766
00:31:49,032 --> 00:31:50,617
몇 군데 없었었어요, 그리고

767
00:31:50,700 --> 00:31:54,245
소위 말하는
예술 영화라고 하는 것들을

768
00:31:54,329 --> 00:31:57,415
봉 감독은 어디서 또
잘 빌려왔어요, 그렇게

769
00:31:57,498 --> 00:31:59,959
그럼 당연히 카피를 뜨면
그때는 뭐

770
00:32:00,043 --> 00:32:01,294
디지털이 아니니까

771
00:32:01,794 --> 00:32:04,505
카피가 다 완성될 때까지
어쩔 수 없이 봐야 돼요

772
00:32:04,589 --> 00:32:06,090
무조건 볼 수밖에 없고

773
00:32:06,591 --> 00:32:08,968
카피를 두 번 뜨면
두 번 봐야 되는 거고

774
00:32:09,052 --> 00:32:11,346
그럼 이제 이게
쓰리 카피, 포 카피 막 되는데

775
00:32:11,429 --> 00:32:13,598
- [TV가 탁 켜진다]
- 기본 비디오를

776
00:32:13,681 --> 00:32:15,350
[영상 속 윤아] 카피, 카피
한 거기 때문에

777
00:32:15,433 --> 00:32:16,935
[소리가 지직대며] 기본으로
다 비가 옵니다

778
00:32:17,518 --> 00:32:20,146
어, 미국에서 들어온 비디오를
카피를 하면

779
00:32:20,229 --> 00:32:21,230
- [영상 속 경고음]
- 맨 앞에 경고가

780
00:32:21,314 --> 00:32:22,565
'FBI 워닝'이 뜹니다

781
00:32:22,649 --> 00:32:24,525
- [영상 속 경쾌한 음악]
- 한국 비디오는

782
00:32:24,609 --> 00:32:25,985
[영상 속 성우] 옛날 어린이들은…

783
00:32:26,069 --> 00:32:29,614
[윤아] 호환, 마마 얘기를 하면서
불법 복제는 안 된다

784
00:32:29,697 --> 00:32:34,202
[영상 속 성우]

785
00:32:34,285 --> 00:32:36,579
근데 사실 불법 복제를
하지 않고서는

786
00:32:37,497 --> 00:32:39,165
- 볼 수가 없었죠
- [긴장되는 음악]

787
00:32:43,670 --> 00:32:46,339
[준호] 제목을
써넣잖아요, 테이프에

788
00:32:46,422 --> 00:32:48,383
스티커에 제목을 써서
이렇게 붙인단 말이에요

789
00:32:48,466 --> 00:32:51,344
그런데 이제 그거를
손으로 쓰면은 왠지

790
00:32:52,095 --> 00:32:53,388
- 멋있지가 않잖아요
- [긴장되는 음악]

791
00:32:56,265 --> 00:32:59,519
고다르 영화 제목을 또
일부러 괜히 막 불어로 써요

792
00:32:59,602 --> 00:33:01,104
한국말로 해도 되는데

793
00:33:01,604 --> 00:33:04,732
'네 멋대로 해라'로
하면 되는 것을 괜히 불어로

794
00:33:05,733 --> 00:33:06,985
- [밝은 음악]
- 알파벳은 알아

795
00:33:07,068 --> 00:33:09,654
[준호가 철자를 하나하나 말한다]

796
00:33:09,737 --> 00:33:13,366
'어 부 디 소플'이라고 해야 되나?
뭐래, 발음은 아직도, 뭐

797
00:33:13,449 --> 00:33:15,535
- 불어 하시는 분들은 알겠지
- [프린터 작동음]

798
00:33:15,618 --> 00:33:18,246
프린터에 A4지 한번
출력을 하면 찍혀 나오잖아요

799
00:33:18,329 --> 00:33:20,707
그럼 이제 그걸 밝은 데
비춰 보고 그 위에

800
00:33:21,249 --> 00:33:23,251
비디오테이프 스티커를
붙이는 거죠

801
00:33:23,835 --> 00:33:26,212
그래서 다시 한번 넣어요
프린터에, 그럼 그 위치에

802
00:33:26,295 --> 00:33:28,256
제목이 깨끗하게 찍히잖아요
그걸로 붙이고

803
00:33:29,298 --> 00:33:31,718
그런 조잡한 기술들을
이제 시전을 한 거죠

804
00:33:31,801 --> 00:33:33,803
'노란문' 그 당시 테이프를 보면은

805
00:33:33,886 --> 00:33:35,888
손으로 막 썼던 게 있고

806
00:33:35,972 --> 00:33:37,974
이후의 어느 시점부터 보면
이제 다 이렇게

807
00:33:38,850 --> 00:33:41,060
깨끗하게 인쇄돼서 막 붙어 있어요

808
00:33:41,144 --> 00:33:43,479
복사를 떠서

809
00:33:43,563 --> 00:33:45,565
자료를 이렇게 1개, 2개씩

810
00:33:45,648 --> 00:33:47,859
이렇게 '늘려 나간다'라는 거에 더

811
00:33:47,942 --> 00:33:50,653
[웃으며] 나중에는 치중을
했었던 거 같아요, 예

812
00:33:50,737 --> 00:33:53,489
덕후의 원동력이 집착이거든, 사실

813
00:33:53,573 --> 00:33:55,324
- [경쾌한 재즈 음악]
- 덕후가 아닌 사람 눈으로

814
00:33:55,408 --> 00:33:57,285
덕후의 행동을 보면
되게 이상하잖아요

815
00:33:57,368 --> 00:33:59,996
근데 본인은, 그 내적인 동력은

816
00:34:00,079 --> 00:34:02,540
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거잖아요
그러니까 이제…

817
00:34:03,207 --> 00:34:06,419
자료에 대한 갈증이 많았기 때문에
집착도 많았던 거 같아요

818
00:34:07,628 --> 00:34:10,840
[훈아] 아, 그러니까 지금은
그냥 엑셀 파일 하나면 될 것을

819
00:34:10,923 --> 00:34:12,800
이렇게 수기로 하나하나

820
00:34:14,218 --> 00:34:15,053
제가

821
00:34:15,803 --> 00:34:17,472
맞아요, 마우스 쓰는 방법을

822
00:34:17,555 --> 00:34:19,849
[웃으며] 준호한테
배운 거 같아요, 그때

823
00:34:20,933 --> 00:34:23,102
'누나, 이거는
쥐처럼 생겨서 마우스야'

824
00:34:23,186 --> 00:34:24,395
그러면서 가르쳐 줬어요

825
00:34:24,896 --> 00:34:26,981
- [준호] 1992년
- [동훈] 92년부터

826
00:34:27,065 --> 00:34:28,357
[준호] '비디오 라이브러리 목록'

827
00:34:28,441 --> 00:34:29,317
[동훈] 어

828
00:34:29,400 --> 00:34:30,234
'관리인 봉'

829
00:34:30,318 --> 00:34:32,236
[준호, 동훈의 웃음]

830
00:34:32,320 --> 00:34:34,072
- [동훈] 이게 있다
- [준호] 별표 한 건 뭘까?

831
00:34:35,323 --> 00:34:36,949
잃어버리면 안 되는
뭐, 그런 건가?

832
00:34:37,033 --> 00:34:39,827
[동훈] 그런 거일 수도 있고
어떻게 보면은…

833
00:34:39,911 --> 00:34:41,245
[준호] '전함 포템킨'

834
00:34:42,038 --> 00:34:43,122
'혁명전야', 베르톨루치

835
00:34:43,206 --> 00:34:44,082
- [동훈의 탄성]
- 다 있네

836
00:34:44,165 --> 00:34:46,375
별표 친 거는 저거 아닐까? 뭔가…

837
00:34:46,918 --> 00:34:48,086
대여 안 되는 거?

838
00:34:48,169 --> 00:34:50,797
[동훈] 그렇지, 그렇지
약간 그런 느낌의, 어

839
00:34:50,880 --> 00:34:53,091
[준호] 코폴라의 '컨버세이션'
이거 같이 봤던 기억 나지 않냐?

840
00:34:53,174 --> 00:34:54,509
- 봤죠, 봤죠, 예
- [준호] 되게 막…

841
00:34:55,551 --> 00:34:57,136
또 테이프를 산 것도 있었는데

842
00:34:57,220 --> 00:34:59,138
- 황학동이나 이런 데 가 가지고
- [준호] 맞아

843
00:34:59,222 --> 00:35:01,474
- 도매 숍들이 거기…
- 도매 숍들이 쫙 있고

844
00:35:01,557 --> 00:35:04,185
저가로 막 길거리에서
파는 것들도 있고

845
00:35:04,894 --> 00:35:06,437
그때 처음에 2,500원이었어

846
00:35:06,521 --> 00:35:08,106
- 황학동의 비디오테이프가
- [동훈] 2,500원? 아…

847
00:35:08,189 --> 00:35:10,733
- 보물찾기 같은 건데 그…
- [동훈] 그렇죠

848
00:35:10,817 --> 00:35:13,069
막 이상한 허접한 영화들
틈바구니에

849
00:35:13,736 --> 00:35:15,780
- 김기영 감독님 거
- [동훈] 맞아, 응

850
00:35:15,863 --> 00:35:18,157
- 두샨 마카베예프 게 있다거나
- [동훈이 연신 호응한다]

851
00:35:18,241 --> 00:35:20,952
- 갑자기 뭐, 아벨 페라라 거
- 안제이 바이다나 뭐, 이런

852
00:35:21,035 --> 00:35:23,287
[준호] '킹 오브 뉴욕'
안제이 바이다, 이런 게 막

853
00:35:23,371 --> 00:35:25,456
사이사이 있는데 그게

854
00:35:25,540 --> 00:35:27,834
이상한 출시 제목으로
바뀌어 있기 때문에

855
00:35:27,917 --> 00:35:29,335
- [동훈] 그러니까
- 정말 감이 좋아야 돼

856
00:35:29,418 --> 00:35:30,461
- 그걸 찾아내려면
- [동훈의 웃음]

857
00:35:30,545 --> 00:35:33,214
- [잔잔한 음악]
- 그런 출시 목록을

858
00:35:33,923 --> 00:35:36,134
또 정보를, 팁을
인포메이션 많이 준 게

859
00:35:36,217 --> 00:35:37,802
- 김홍준 감독님
- [동훈] 아, 그렇구나

860
00:35:37,885 --> 00:35:39,345
[준호] 1세대 원조 영화 마니아

861
00:35:39,428 --> 00:35:41,472
지금은 이제
영상자료원장이 되셨는데

862
00:35:41,556 --> 00:35:42,390
[동훈이 연신 호응한다]

863
00:35:42,473 --> 00:35:44,350
그분이 냈었던 책이 있어

864
00:35:44,433 --> 00:35:46,269
문장으로 된 그 책 제목 뭐지?

865
00:35:46,352 --> 00:35:48,271
[남자] '영화에 대하여 알고 싶은
두세 가지 것들'

866
00:35:48,354 --> 00:35:50,022
[준호] 꽤 은근히
많이 팔린 책이야

867
00:35:50,106 --> 00:35:51,232
- 90년대 초반에
- [동훈이 연신 호응한다]

868
00:35:51,315 --> 00:35:53,734
우리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
많이 샀어, 그 책을, 그래서…

869
00:35:54,235 --> 00:35:55,778
[홍준] 사람들이
거기 나오는 영화들을

870
00:35:55,862 --> 00:35:57,405
정말 전혀 볼 수가 없는

871
00:35:57,488 --> 00:35:59,448
60년대나 70년대라면은

872
00:35:59,532 --> 00:36:02,201
아마도 그 책이 별로
효용 가치가 없었을 것이고

873
00:36:02,702 --> 00:36:04,537
또 요즘처럼
쉽게 볼 수 있는 때라면

874
00:36:04,620 --> 00:36:06,330
그 책에 있는 많은 정보들도

875
00:36:06,414 --> 00:36:09,208
별로 뭐, 썩 유용한 게
아니었겠죠, 그런데

876
00:36:09,292 --> 00:36:12,545
극장에서 개봉된 영화들은
극히 제한돼 있었지만

877
00:36:12,628 --> 00:36:15,590
이미 비디오 문화가 활성화되면서

878
00:36:15,673 --> 00:36:16,883
굉장히 많은 영화들이

879
00:36:16,966 --> 00:36:20,011
옥석을 가릴 수 없을 만큼
쏟아져 나왔던 시절이었거든요

880
00:36:20,094 --> 00:36:22,096
[감성적인 음악]

881
00:36:24,473 --> 00:36:25,558
[준호] 여러분들이 잘 모르지만

882
00:36:25,641 --> 00:36:27,268
- 사실 이 감독의
- [동훈] 맞아, 응

883
00:36:27,351 --> 00:36:30,188
이 거장의 이 작품이
이렇게 출시돼 있다

884
00:36:30,271 --> 00:36:32,273
- 출시 제목은 되게 황당하다
- [동훈이 호응한다]

885
00:36:32,356 --> 00:36:34,859
뭐, '사랑의 뭐뭐', 이런 건데
사실은 그게…

886
00:36:34,942 --> 00:36:37,987
그 책으로 미리 학습을 하면

887
00:36:38,070 --> 00:36:39,864
- [동훈] 기본, 기본, 그렇죠
- [준호가 웃으며] 황학동에 가서

888
00:36:39,947 --> 00:36:42,033
그거를 찾아낼 수가 있는 거지

889
00:36:42,116 --> 00:36:44,410
필명을 썼어요, 아마
김홍준 감독님이

890
00:36:44,493 --> 00:36:46,495
그, 김홍준이 아니야
그 책의 이름이…

891
00:36:46,579 --> 00:36:48,456
- [남자] 네, 그 이름 아니에요
- [준호] 구, 뭐야, 구

892
00:36:48,539 --> 00:36:49,874
- [남자] 구회영!
- [동훈, 준호] 구회영, 맞아

893
00:36:49,957 --> 00:36:53,085
'90년대를 회고하는 영화광'
뭐, 이런 식의 거였어

894
00:36:53,169 --> 00:36:55,880
영화에 대한 글을 써서
대중 매체에 기고한 건

895
00:36:55,963 --> 00:36:57,590
그게 난생처음이었거든요

896
00:36:57,673 --> 00:36:59,008
그러니까 겁도 나고 해서

897
00:36:59,091 --> 00:37:01,677
왠지 제 본명을
쓰고 싶지 않아 가지고

898
00:37:02,178 --> 00:37:03,512
필명을 하나 만들어 놨었어요

899
00:37:03,596 --> 00:37:05,139
그게 '구회영'이었는데

900
00:37:05,223 --> 00:37:07,683
나중에 뭐
'90년대를 회고하는 영화광'

901
00:37:07,767 --> 00:37:09,602
이렇게 막 해석을 해 준
사람도 있어서

902
00:37:09,685 --> 00:37:12,480
되게 멋있게 들린다 싶었지만
그런 건 전혀 아니고요

903
00:37:12,980 --> 00:37:15,358
그냥 필명을 하나 정하려는데

904
00:37:15,441 --> 00:37:18,653
'뭘 할까?' 하다가 옆에 있던
한겨레 신문이었던 거 같은데

905
00:37:18,736 --> 00:37:20,488
그걸 딱 보니까 부고란에

906
00:37:21,530 --> 00:37:24,325
'구영회'라는 이름이 있길래
그냥 '구회영'으로

907
00:37:24,408 --> 00:37:26,077
무심코 바꿨던 거죠

908
00:37:26,160 --> 00:37:28,371
영화라는 것이
우리 사회에서 가지고 있는

909
00:37:28,871 --> 00:37:31,249
문화적인 위상은 말할 것도 없고

910
00:37:31,958 --> 00:37:35,544
영화를 하나의
직업으로 가진다는 것 자체가

911
00:37:35,628 --> 00:37:39,131
거의 가문의 수치로 여겨지던
그런 시절이었거든요

912
00:37:41,259 --> 00:37:42,927
이게 어떻게 있었을까, 이게?

913
00:37:43,427 --> 00:37:45,721
세 보세요, 총 몇 개
라이브러리 한번…

914
00:37:45,805 --> 00:37:47,098
[동훈] 아…

915
00:37:47,181 --> 00:37:48,849
[준호] 잘 세잖아, 이런 거, 숫자

916
00:37:49,517 --> 00:37:51,352
[동훈] 네, 지금 얼핏 보니까

917
00:37:52,561 --> 00:37:53,771
[준호] 300, 400개?

918
00:37:53,854 --> 00:37:55,398
어, 427편 정도?

919
00:37:55,481 --> 00:37:57,191
- [준호] 얼마 안 되네, 생각보다
- [동훈] 응, 응

920
00:37:57,275 --> 00:37:58,609
[흥미로운 음악]

921
00:37:58,693 --> 00:38:00,111
[준호] 이게 한 페이지가
몇 줄이야, 이게?

922
00:38:00,194 --> 00:38:01,988
[동훈] 한 페이지가
30줄 정도 되죠

923
00:38:02,488 --> 00:38:04,031
[동훈] 알파벳이 26개니까

924
00:38:04,115 --> 00:38:05,783
세 봐야지 직성이 풀리지

925
00:38:05,866 --> 00:38:06,701
넷

926
00:38:07,535 --> 00:38:09,161
- [동훈] 약 20개로 보이고
- [준호] 다섯

927
00:38:09,245 --> 00:38:10,079
여덟

928
00:38:11,706 --> 00:38:12,581
아홉, 열

929
00:38:12,665 --> 00:38:14,000
[부스럭 책장 넘기는 소리]

930
00:38:14,083 --> 00:38:15,626
열하나, 반

931
00:38:15,710 --> 00:38:17,044
- [동훈] 내가 볼 때는…
- 열일곱 정도다

932
00:38:17,128 --> 00:38:18,337
17 곱하기 3

933
00:38:18,421 --> 00:38:20,256
- 510이지, 그러면
- [준호] 30이면 510개

934
00:38:20,339 --> 00:38:22,967
- 한 500여 개의 테이프가 있었네
- [동훈] 500여 개, 응

935
00:38:23,050 --> 00:38:24,051
기록된 것만 해도

936
00:38:24,552 --> 00:38:25,803
여기 기록을
하다 말았을 거 아니야?

937
00:38:25,886 --> 00:38:26,887
[동훈] 그렇죠, 그렇죠

938
00:38:26,971 --> 00:38:29,640
[남자] 제가 처음
'노란문' 갔을 때

939
00:38:29,724 --> 00:38:30,933
- 전지에
- [준호가 호응한다]

940
00:38:31,017 --> 00:38:33,269
이렇게 표를 그리고 계셨어요

941
00:38:33,352 --> 00:38:34,562
- 표?
- [남자] 네

942
00:38:34,645 --> 00:38:36,856
그래서 그 전지에
그런 거 잘하시잖아요

943
00:38:36,939 --> 00:38:38,149
연체료 명단 같은 건가?

944
00:38:38,232 --> 00:38:40,609
내가 이제 성격적으로
또 강박증이 있기 때문에

945
00:38:41,193 --> 00:38:43,529
그 역할을 하기에 되게
적격이었던 거 같아, 그러니까

946
00:38:43,612 --> 00:38:47,950
뭐지, 그럼? 옛날 교실로 치면
약간 주번 같은 건가? 응

947
00:38:48,034 --> 00:38:50,077
1년 내내 주번을 하는 그런 느낌?

948
00:38:50,161 --> 00:38:50,995
[남자] 약간 그런 느낌

949
00:38:51,078 --> 00:38:53,706
떠든 사람 적어서 내는
그런 거 있잖아요, 교실에서

950
00:38:53,789 --> 00:38:55,458
그런 거, 응
비디오 반납 안 한 사람

951
00:38:55,541 --> 00:38:58,002
- [불안한 음악]
- 그거 열심히 관리 안 하면

952
00:38:58,919 --> 00:39:00,588
모으는 건 1년 걸려도

953
00:39:00,671 --> 00:39:02,798
그거 다 사라지는 데는
1달도 안 걸린다

954
00:39:02,882 --> 00:39:03,883
[웃으며] 그런 얘기를 듣고

955
00:39:03,966 --> 00:39:06,510
나는 더 쌍심지를 켜고
막 쫓아다니고

956
00:39:07,178 --> 00:39:08,721
되게 심각한 무서운 얼굴로

957
00:39:08,804 --> 00:39:12,099
'왜 그, 고다르 영화
그거 반납 안 하냐'고 해서

958
00:39:12,183 --> 00:39:14,226
- 자꾸 그래서…
- [영화 속 긴장되는 음악]

959
00:39:17,855 --> 00:39:20,274
'반납해라'
뭐, '지지난 주에 가져갔지?'

960
00:39:20,858 --> 00:39:22,526
[남자가 나지막이 불어로] 당신은
정말 역겹군요

961
00:39:24,362 --> 00:39:25,863
[준호가 한국어로]
진심이었던 거지, 그…

962
00:39:25,946 --> 00:39:27,698
자료를 지키려는 그 마음이

963
00:39:28,199 --> 00:39:30,117
- [불어] 역겹다니 무슨 뜻이죠?
- [차분한 음악]

964
00:39:38,918 --> 00:39:39,919
[은심이 한국어로] 뭔데?

965
00:39:42,505 --> 00:39:44,131
[잔잔한 음악]

966
00:39:44,215 --> 00:39:45,508
와우, 대박

967
00:39:45,591 --> 00:39:47,176
[은심의 웃음]

968
00:39:48,928 --> 00:39:50,596
이게 영화 각각 보고

969
00:39:51,597 --> 00:39:54,433
각자 이런 분석을 했던 그거네?

970
00:39:56,352 --> 00:39:58,354
'각 상황별 신의 분석'

971
00:39:58,854 --> 00:40:04,151
'그 밑에 장르, 작가
사조별 분석 틀을 작동시킨다'

972
00:40:05,152 --> 00:40:07,822
뭐, 이런 걸 마치
할 수 있는 것처럼 막 써놨네

973
00:40:07,905 --> 00:40:08,989
[팔락팔락 종이 소리]

974
00:40:09,073 --> 00:40:11,992
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
막 이렇게 해 놨네요, 응

975
00:40:12,076 --> 00:40:14,995
'분석 단위를 신으로 한다'라고
돼 있나요?

976
00:40:15,079 --> 00:40:16,789
[조그셔틀 조작음]

977
00:40:16,872 --> 00:40:18,624
[빠르게 재생되며] '분석 단위를
신으로 한다'라고 돼 있나요?

978
00:40:18,707 --> 00:40:20,000
[삐리릭 고속 역방향 재생 소리]

979
00:40:20,084 --> 00:40:21,252
[영상 속 성우] 조그셔틀 VTR

980
00:40:21,335 --> 00:40:22,711
- [관중들의 환호]
- [심판] 세… 아웃!

981
00:40:23,212 --> 00:40:24,463
- [남자1] 세이프!
- [여자] 아웃이에요!

982
00:40:24,547 --> 00:40:25,589
[남자2] 조그셔틀로 한번
확인해 봅시다

983
00:40:26,173 --> 00:40:28,134
[성우] 조그셔틀이
순간 동작까지 잡아낸다

984
00:40:28,217 --> 00:40:29,927
[조그셔틀 작동음]

985
00:40:30,428 --> 00:40:32,138
조그셔틀이란 게 처음 나왔어요

986
00:40:32,221 --> 00:40:33,305
[동훈] 맞아, 맞아, 맞아

987
00:40:33,389 --> 00:40:35,015
- 요즘에 이제
- [차분한 음악]

988
00:40:35,099 --> 00:40:37,726
아이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무슨

989
00:40:37,810 --> 00:40:39,812
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
편집하고 무슨…

990
00:40:39,895 --> 00:40:40,729
[동훈이 호응한다]

991
00:40:40,813 --> 00:40:42,523
비주얼 이펙트까지
넣는 시대에 들으면

992
00:40:42,606 --> 00:40:44,400
참 너무 원시적인 얘기지만

993
00:40:44,483 --> 00:40:46,444
그때 처음 막 조그셔틀이 나와서

994
00:40:46,527 --> 00:40:48,195
- 우리가 환호했던
- [동훈] 맞아요, 맞아요, 응

995
00:40:48,279 --> 00:40:49,655
그러니까 영화를 막

996
00:40:49,738 --> 00:40:51,407
-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
- [동훈] 뒤로 갔다 하면서

997
00:40:51,490 --> 00:40:53,742
- 프레임 단위로 분석해 보고
- [동훈] 프레임 단위로 보고

998
00:40:53,826 --> 00:40:55,411
- 편집을 어떻게 했는지
- [동훈의 호응]

999
00:40:55,494 --> 00:40:58,164
더블 액션을 어떻게 맞췄는지
이런 걸 막 우리가 보고 그랬잖아

1000
00:40:58,831 --> 00:41:00,958
[준호] 우리 위 세대
영화광분들 있잖아

1001
00:41:01,041 --> 00:41:03,919
정성일 선생님, 뭐
김홍준 감독님, 이런 분들은

1002
00:41:04,462 --> 00:41:06,964
그, 독일 문화원
프랑스 문화원 가서 그냥

1003
00:41:07,047 --> 00:41:08,382
- 마냥 보기만 한 거잖아
- [동훈] 그렇죠

1004
00:41:08,466 --> 00:41:10,801
그분들은 절대 영화를
리와인드를 못 했다고

1005
00:41:10,885 --> 00:41:12,178
- [동훈] 맞아요, 맞아
- 근데 우리는

1006
00:41:12,261 --> 00:41:13,679
- 처음으로
- [동훈의 웃음]

1007
00:41:13,762 --> 00:41:16,474
이 조그셔틀로 영화를 분석하면서…

1008
00:41:16,974 --> 00:41:18,392
[은심] 이걸 했던 거 같아

1009
00:41:18,476 --> 00:41:21,270
1차 텍스트 분석을
진행하기로 했는데

1010
00:41:21,353 --> 00:41:23,772
내가 '레이징 불'을 했다고?

1011
00:41:23,856 --> 00:41:25,399
[웃으며] '시티즌 케인'이랑?

1012
00:41:25,483 --> 00:41:26,859
다 보던 영화기는 한데

1013
00:41:26,942 --> 00:41:29,820
'시티 라이트', '새크리파이스'

1014
00:41:30,362 --> 00:41:31,614
어, 허

1015
00:41:32,198 --> 00:41:33,782
분석을 했긴 했을 거야

1016
00:41:34,325 --> 00:41:36,285
- 그 자료들이 있어?
- [남자] 네, 있어요

1017
00:41:36,368 --> 00:41:37,411
- 정말?
- [남자] 예

1018
00:41:37,495 --> 00:41:39,622
[윤아] 아, 그래서
이런 거를 냈습니다

1019
00:41:39,705 --> 00:41:41,707
[잔잔한 음악]

1020
00:41:42,833 --> 00:41:44,919
어, 저 혼자 낸 건 아니었고
같이 힘을 합쳐서

1021
00:41:45,002 --> 00:41:49,215
각각 분과가 일부분을
다 이렇게 모아 가지고

1022
00:41:49,298 --> 00:41:50,883
작지만 이런 걸 냈죠

1023
00:41:50,966 --> 00:41:54,220
사실 이게 1호가 되게
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

1024
00:41:54,303 --> 00:41:56,305
지속적으로 나오지는
좀 못했습니다

1025
00:41:56,847 --> 00:41:58,182
이야, 이게…

1026
00:41:59,892 --> 00:42:01,393
나도 이것들, 이거 찾느라고 한…

1027
00:42:01,936 --> 00:42:03,687
진짜 고생했는데
어디서 왔어요, 이거?

1028
00:42:03,771 --> 00:42:04,647
[남자] 김윤아 선배님

1029
00:42:04,730 --> 00:42:06,232
- 윤아 누나가
- 아, 윤아 누나가 갖고 있었구나

1030
00:42:06,315 --> 00:42:07,191
- [남자] 예, 예
- 역시

1031
00:42:07,274 --> 00:42:09,985
이 안에 그, 코폴라 '대부'
분석한 거 있잖아

1032
00:42:10,486 --> 00:42:12,029
요거는 내가 그린 거지

1033
00:42:13,113 --> 00:42:16,951
''대부'는 '갓파더, 대부'는
형식적으로 엄격하고'

1034
00:42:17,034 --> 00:42:18,244
'교과서적인 영화이다'

1035
00:42:20,162 --> 00:42:21,747
뭐, 뭘 막 아는 것처럼 썼네

1036
00:42:21,830 --> 00:42:23,457
말도 안 되는 소리를 막…
[웃는 숨소리]

1037
00:42:24,583 --> 00:42:25,501
아…

1038
00:42:26,085 --> 00:42:28,128
우리가 이게
세미나 한 내용이었죠, 이게?

1039
00:42:28,212 --> 00:42:29,380
- [남자] 예, 예
- [준호] 네

1040
00:42:30,214 --> 00:42:32,550
되게 열심히 했네요, 그래도 이거

1041
00:42:35,302 --> 00:42:36,887
"대부"

1042
00:42:50,442 --> 00:42:51,485
[탁 문 닫히는 소리]

1043
00:43:01,245 --> 00:43:02,329
[남자가 이탈리아어로] 고맙습니다

1044
00:43:03,747 --> 00:43:05,708
[남자의 비명]

1045
00:43:07,751 --> 00:43:10,838
[삐리릭 고속 역방향 재생 소리]

1046
00:43:14,592 --> 00:43:16,594
[길게 늘어지는 소리]

1047
00:43:17,219 --> 00:43:18,887
[준호가 한국어로] 이 서스펜스

1048
00:43:20,180 --> 00:43:23,100
이게 방금 이 감독이
얘기한 그거네요

1049
00:43:23,183 --> 00:43:25,352
인포메이션을
통제하는 거에 대해서

1050
00:43:25,436 --> 00:43:28,480
그 시선은 이제 관객만 보는
인포메이션이라는 거죠

1051
00:43:28,564 --> 00:43:29,648
그거 때문에 서스펜스가…

1052
00:43:29,732 --> 00:43:30,816
[이 감독] 서스펜스가 만들어지고

1053
00:43:30,899 --> 00:43:32,568
- [준호] 예, 형성되고
- [조그셔틀 작동음]

1054
00:43:32,651 --> 00:43:34,486
[길게 늘어지는 소리]

1055
00:43:38,699 --> 00:43:39,908
[연신 툭툭 두드리는 소리]

1056
00:43:41,410 --> 00:43:42,620
[남자의 비명]

1057
00:43:42,703 --> 00:43:45,414
[길게 늘어지는 소리]

1058
00:43:46,790 --> 00:43:48,792
[묵직한 음악]

1059
00:43:50,252 --> 00:43:52,379
코폴라 감독 만날 때
이걸 보여 줬어야 되는 건데

1060
00:43:52,463 --> 00:43:54,089
[흥 웃으며] 말로만 했어, 이거를

1061
00:43:58,677 --> 00:44:01,889
리옹에서 하는 영화제가 있어요

1062
00:44:02,556 --> 00:44:05,059
그러니까 되게 영화사의 어떤

1063
00:44:05,726 --> 00:44:08,145
상징적인 거장이나
이제 이런 분들을 초청해서

1064
00:44:08,228 --> 00:44:11,231
'트리뷰트' 하는…
매년 행사의 중심인데

1065
00:44:11,732 --> 00:44:13,484
주인공이 코폴라 감독님이었거든요

1066
00:44:13,567 --> 00:44:15,235
[사람들의 박수]

1067
00:44:15,319 --> 00:44:18,030
공로상, 무슨 상패 같은 걸
드리는 게 있는데

1068
00:44:18,113 --> 00:44:19,448
그거를 저보고 하라고

1069
00:44:20,866 --> 00:44:22,201
스테이지에 올라갔으니
그 얘기를 했죠

1070
00:44:22,868 --> 00:44:24,536
대학 학생 시절에

1071
00:44:24,620 --> 00:44:27,790
뭐, 나도 당신의 영화를
공부했었다

1072
00:44:28,457 --> 00:44:30,959
'대부'에서 어떤 신을
이렇게 분석했었고

1073
00:44:31,043 --> 00:44:32,670
뭐, 이런 얘기를 했었어요

1074
00:44:32,753 --> 00:44:33,712
그러니까…

1075
00:44:34,213 --> 00:44:36,256
왜 카메라가 거기에 있어야 하는지

1076
00:44:37,007 --> 00:44:38,717
왜 거기서 숏이 바뀌는지

1077
00:44:38,801 --> 00:44:41,595
[준호] 왜 이 장면 뒤에
이 장면이 있어야 하는 것인지

1078
00:44:41,679 --> 00:44:43,722
[여자가 불어로 통역한다]

1079
00:44:43,806 --> 00:44:46,392
왜 이때 배우는
저쪽을 보는 것인지

1080
00:44:46,475 --> 00:44:48,811
[여자가 불어로 통역한다]

1081
00:44:48,894 --> 00:44:52,564
그 모든 질문들을 하면서
스스로 한 장면, 한 장면을

1082
00:44:52,648 --> 00:44:54,900
'대부'의 그 장면을
그려 나갔었습니다

1083
00:44:55,401 --> 00:44:57,695
[여자가 불어로 통역한다]

1084
00:44:57,778 --> 00:45:00,030
여전히 너무나 떨리는 마음입니다

1085
00:45:01,532 --> 00:45:02,908
실제로 뵙고

1086
00:45:03,409 --> 00:45:06,286
같은 무대에서 이제
그런 얘기 할 수 있었으니까 되게

1087
00:45:06,912 --> 00:45:08,747
감회가 새로웠죠, 예

1088
00:45:08,831 --> 00:45:11,834
되게 느낌이 신기하더라고요
초현실적이고, 예

1089
00:45:12,501 --> 00:45:14,753
그 이후로는 지금도 영화를 보면

1090
00:45:15,254 --> 00:45:18,507
이게 컷 단위로 숏 단위로 보이고

1091
00:45:18,590 --> 00:45:21,218
그 숏에서 조명이 어디서 들어오고

1092
00:45:21,301 --> 00:45:22,845
미장센이 어떻고

1093
00:45:22,928 --> 00:45:25,764
이런 걸 다 보면서 보게 되거든요

1094
00:45:25,848 --> 00:45:28,225
사실 처음에는 너무 좋았는데

1095
00:45:28,308 --> 00:45:30,269
나중에는 안 좋았던 게

1096
00:45:30,352 --> 00:45:31,937
'내가 이 언어를 공부하면서'

1097
00:45:32,020 --> 00:45:34,857
'영화 장면을 볼 때마다
저렇게 분석해야 돼?'

1098
00:45:34,940 --> 00:45:36,734
- [차분한 음악]
- '싫어, 너무 재미없어'

1099
00:45:36,817 --> 00:45:38,026
그렇게 된 거야

1100
00:45:38,527 --> 00:45:42,114
'아, 저렇게 일일이
다 분석하고 막 하면서'

1101
00:45:42,197 --> 00:45:43,991
'내가 영화를 볼 거는 아니다'

1102
00:45:44,074 --> 00:45:48,162
영화가 주는 힘이 그거지
알게 모르게 잠식되는 거

1103
00:45:48,245 --> 00:45:51,665
같이 영화를 볼 때 좋았던 건

1104
00:45:51,749 --> 00:45:55,794
'나처럼 이런 영화들을
보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있구나'

1105
00:45:55,878 --> 00:45:58,255
'노란문'이 그런 거였던 거지
모여서 얘기하면서

1106
00:45:58,338 --> 00:46:01,383
이제 서로가
몰랐던 거 알게 되고, 응

1107
00:46:01,467 --> 00:46:03,385
어, 지금 기억나는 게

1108
00:46:03,969 --> 00:46:07,181
그, 촛불을 하나
이렇게 딱 켜 갖고

1109
00:46:07,264 --> 00:46:09,850
영화배우가
꺼뜨리지 않으려고 이렇게

1110
00:46:10,350 --> 00:46:13,228
가리면서 저쪽으로 걸어가요

1111
00:46:13,812 --> 00:46:15,731
[조심스러운 숨소리]

1112
00:46:20,027 --> 00:46:21,737
[찰박거리는 물소리]

1113
00:46:26,366 --> 00:46:28,368
[연신 조심스러운 숨소리]

1114
00:46:31,663 --> 00:46:33,499
[윤아] 지금은 사실
지겨워서 못 볼 거 같은

1115
00:46:33,582 --> 00:46:35,083
타르코프스키의 영화였고

1116
00:46:35,584 --> 00:46:37,878
그게 왜 그렇게
꽂혔는지 모르겠어요

1117
00:46:38,670 --> 00:46:41,548
그걸 보면서
'아, 영화가 예술이구나'

1118
00:46:41,632 --> 00:46:43,175
'내가 생을 걸어도 되겠구나'

1119
00:46:43,258 --> 00:46:45,010
[힘주는 숨소리]

1120
00:46:49,515 --> 00:46:50,641
[조심스러운 숨소리]

1121
00:46:50,724 --> 00:46:53,727
[대엽] 그 신이 한 5분 이상 막
되는 거 같아요

1122
00:46:54,812 --> 00:46:58,023
'이야, 이게 무슨
영화의 세계가 뭐 이따위냐?'

1123
00:46:58,106 --> 00:47:00,400
그때는 그렇게 생각을 했었어요

1124
00:47:00,484 --> 00:47:02,402
[비장한 음악]

1125
00:47:03,153 --> 00:47:04,655
[민향] 준호가…

1126
00:47:05,322 --> 00:47:08,408
마틴 스코세이지를
정말 좋아했어요

1127
00:47:10,410 --> 00:47:12,704
[준호] 그러니까
원제 '레이징 불'인데

1128
00:47:12,788 --> 00:47:14,873
근데 비디오 출시사에서 이상하게

1129
00:47:15,374 --> 00:47:17,125
'분노의 주먹'이라고 해 가지고

1130
00:47:18,544 --> 00:47:21,380
한글 자막에 문제가 많았었어요
그 비디오테이프에, 되게

1131
00:47:21,463 --> 00:47:23,131
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

1132
00:47:23,215 --> 00:47:25,843
그 권투 시퀀스나
이런 데는 뭐, 정말…

1133
00:47:26,677 --> 00:47:29,263
압도적이었기 때문에
뭐, 완전히 다들

1134
00:47:29,346 --> 00:47:30,973
우리가 보면서 맛이 갔던
그런 기억이 있고

1135
00:47:31,056 --> 00:47:32,766
이 감독도 그때 그…

1136
00:47:32,850 --> 00:47:35,310
편집이나 카메라 워크에 대해서
얘기 많이 했었잖아요

1137
00:47:35,394 --> 00:47:38,355
[이 감독] 저도 이제
영화 공부 하는 초창기였으니까

1138
00:47:38,438 --> 00:47:41,608
좀 컷이 막 복잡하게
이렇게 진행이 되고

1139
00:47:41,692 --> 00:47:43,026
복잡한 카메라 워크가 있고

1140
00:47:43,110 --> 00:47:45,529
이런 장면들만
좋은 장면인 줄 알았어요

1141
00:47:47,155 --> 00:47:50,534
근데 그 장면 굉장히 단순하잖아요

1142
00:47:50,617 --> 00:47:51,493
[준호, 이 감독의 웃음]

1143
00:47:51,577 --> 00:47:52,411
[영어] 내 와이프랑 잤지?

1144
00:47:52,494 --> 00:47:55,080
- '유 삐 마이 와이프'
- [이 감독이 웃으며] 'F'

1145
00:47:55,163 --> 00:47:56,915
- [영어] 내 와이프랑 잤지?
- 뭐라고?

1146
00:47:56,999 --> 00:47:58,333
내 와이프랑 잤지?

1147
00:47:59,710 --> 00:48:01,253
[준호가 한국어로] 단순하면서
서늘하면서

1148
00:48:01,336 --> 00:48:02,421
- [이 감독] 그렇죠, 네
- [준호] 웃기면서

1149
00:48:02,504 --> 00:48:04,298
그 신이 끝나고 나면 되게 슬프죠

1150
00:48:04,381 --> 00:48:05,674
[영어] 어떻게 나한테 그래?
난 친동생이야

1151
00:48:06,216 --> 00:48:08,093
그런데 그런 말을 해?

1152
00:48:08,176 --> 00:48:10,137
[한국어] 조 페시 얼굴
뜩 나오고

1153
00:48:10,220 --> 00:48:12,097
그냥 이렇게 뜩뜩 찍다가

1154
00:48:12,180 --> 00:48:14,057
딱 한 번 패닝이 있어요, 이렇게

1155
00:48:14,141 --> 00:48:16,226
계단 쓱 올라갈 때, 드 니로가

1156
00:48:16,727 --> 00:48:19,021
되게 무섭죠, 그때
그리고 올라가면서 이제

1157
00:48:19,605 --> 00:48:23,567
어마무시한, 막 무지막지한 폭력이
막 펼쳐지잖아요

1158
00:48:24,985 --> 00:48:26,194
- 무시무시하지
- [이 감독] 그때 또

1159
00:48:26,278 --> 00:48:27,988
얘기하셨던 것 중에 기억나는 게

1160
00:48:28,780 --> 00:48:30,115
고장 난 TV로
시작하잖아요, 그 장면이

1161
00:48:30,198 --> 00:48:32,159
[준호] 그렇죠, 그걸 고치고 있죠
드 니로가, 예

1162
00:48:32,659 --> 00:48:33,911
[이 감독] 그게 그…

1163
00:48:33,994 --> 00:48:36,788
'이 장면 전체의 분위기를
잡아 준다'라고 얘기를 했을 때

1164
00:48:36,872 --> 00:48:39,666
'아, 이런 부분이 있구나' 하고
그걸 느꼈던 기억이 나요

1165
00:48:39,750 --> 00:48:41,501
- 그런 말 했었어요, 우리가? 아…
- [이 감독] 네, 그거를

1166
00:48:41,585 --> 00:48:42,920
[이 감독이 웃으며] 감독님이…

1167
00:48:43,003 --> 00:48:44,463
-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아
- [이 감독의 웃음]

1168
00:48:44,546 --> 00:48:46,173
어제 일도 기억이 안 나는데, 뭐

1169
00:48:50,469 --> 00:48:52,888
[종태] 그, 애니메이션
'나무를 심은 사람'이라는

1170
00:48:52,971 --> 00:48:54,514
그 작품이 하나 있었는데

1171
00:48:55,724 --> 00:48:57,142
내가 하도 이렇게

1172
00:48:57,893 --> 00:49:00,562
어? 무기력하게 이렇게 있으니까

1173
00:49:00,646 --> 00:49:02,564
- [잔잔한 음악]
- 이제 훈아가

1174
00:49:03,273 --> 00:49:05,692
'형, 그, 힘들 때'

1175
00:49:05,776 --> 00:49:07,402
'절망스러울 때'

1176
00:49:08,528 --> 00:49:10,072
'이런 영화를 좀 봐라'

1177
00:49:11,114 --> 00:49:12,783
'참 도움이 될 거다'

1178
00:49:13,492 --> 00:49:14,826
참 좋더라고

1179
00:49:17,329 --> 00:49:18,163
아, 제가

1180
00:49:18,789 --> 00:49:20,499
주제넘은 말을 많이 했네요

1181
00:49:20,582 --> 00:49:23,710
아니, 저는 오히려 종태 형이
저한테 보라고 한 거 같은데?

1182
00:49:27,005 --> 00:49:30,425
너무 좋은 영화를
저한테 소개를 해 줬구나

1183
00:49:30,509 --> 00:49:32,886
그래서 그 영화는
사실 참 좋아해요

1184
00:49:32,970 --> 00:49:35,097
그 이후에도 여러 번 봤고

1185
00:49:36,056 --> 00:49:37,849
- 베스트야, 베스트, 저한테는, 네
- [이 감독] 아…

1186
00:49:37,933 --> 00:49:39,059
아, 이건 지금 제가 노…

1187
00:49:39,142 --> 00:49:41,186
- 노안이 와서 우는 거지, 그냥
- [이 감독의 웃음]

1188
00:49:41,269 --> 00:49:42,104
네

1189
00:49:42,187 --> 00:49:43,855
[이 감독이 웃으며] 기억이
다 엇갈리네요, 두 사람이?

1190
00:49:43,939 --> 00:49:45,607
네, 이거 완전 '라쇼몽'이네요

1191
00:49:47,109 --> 00:49:49,111
- [경쾌한 음악]
- [차르륵 영사기 소리]

1192
00:49:51,613 --> 00:49:52,656
[동훈] 노란 문이 보이네요
노란 문

1193
00:49:52,739 --> 00:49:53,782
[준호] 저, 저 노란색 문이다

1194
00:49:53,865 --> 00:49:55,117
[동훈] 그러네, 진짜

1195
00:49:56,284 --> 00:49:58,286
- [준호] 이거 디렉팅을 하고 있네
- [동훈] 뭔가 하고 있네

1196
00:49:58,787 --> 00:50:00,706
[준호] 뻣뻣한 액팅을
막 반복하고 있는데

1197
00:50:02,708 --> 00:50:04,459
- 이게 8mm 필름, 이게
- [동훈] 와

1198
00:50:05,210 --> 00:50:06,753
[준호] 내 집에 있는
오동나무 박스에

1199
00:50:06,837 --> 00:50:08,714
- 이게 30년간 있었어, 그대로
- [동훈이 호응한다]

1200
00:50:08,797 --> 00:50:10,382
이렇게 보면 다 보이지

1201
00:50:11,758 --> 00:50:13,927
저 때는 진짜 카메라를 손에
만지기가 너무 어려웠어

1202
00:50:14,011 --> 00:50:15,137
[동훈] 그렇죠, 예

1203
00:50:15,220 --> 00:50:16,555
[준호] 특히 동영상은

1204
00:50:17,139 --> 00:50:19,182
- 필름이 너무 비싸고
- [동훈] 그렇죠, 응

1205
00:50:19,266 --> 00:50:20,767
- [준호] 달달달달 떨면서 찍었지
- [동훈] 응

1206
00:50:20,851 --> 00:50:22,936
[준호] 1초에 24프레임
돌아가는 거 자체가

1207
00:50:23,020 --> 00:50:25,022
되게 공포스러웠었으니까

1208
00:50:28,608 --> 00:50:30,610
[웅장한 음악]

1209
00:50:34,489 --> 00:50:35,323
[준호] 그게 내가

1210
00:50:36,992 --> 00:50:41,163
92년일 거야, 아마
그 돈을 모으느라고, 응

1211
00:50:45,542 --> 00:50:48,253
[동훈] 독서실에서
아르바이트한 돈으로 진짜

1212
00:50:48,754 --> 00:50:52,507
한 달에 한 30만 원인가?
그거 월급 받아 가지고

1213
00:50:54,009 --> 00:50:55,761
[세범] '형, 이걸 가지고 좀…'

1214
00:50:55,844 --> 00:50:57,846
'제대로 된 카메라를
살 수 있을까요?' 해서

1215
00:50:58,430 --> 00:51:01,767
당시 뭐, 아무래도 이제
세운상가, 청계천 가면은

1216
00:51:01,850 --> 00:51:03,602
많은 전자 제품이 있으니까

1217
00:51:04,102 --> 00:51:05,812
[준호] 그 당시로써는
되게 고가의 장비였어요

1218
00:51:05,896 --> 00:51:08,106
'히타치 8200'
그게 슈퍼 VHS였어

1219
00:51:09,024 --> 00:51:10,358
그걸 사 갖고

1220
00:51:10,442 --> 00:51:12,444
다음 날 아예 그걸 내가
'노란문'에 들고 와 가지고

1221
00:51:13,612 --> 00:51:16,406
세미나를 하면서 계속 이렇게
안고 있었다고, 이렇게

1222
00:51:16,907 --> 00:51:18,575
이게 덩치가 큰데, 카메라가

1223
00:51:19,076 --> 00:51:19,910
[쩝 입소리]

1224
00:51:19,993 --> 00:51:22,537
괜히 이제 그거 안은 상태에서
이렇게 책 넘기고

1225
00:51:22,621 --> 00:51:25,040
이렇게 막 쓰다듬으면서

1226
00:51:25,749 --> 00:51:27,542
[종태] 그, 뭐라고 하나
그 긴장감?

1227
00:51:28,168 --> 00:51:31,505
첫 장비잖아
첫 장비에 대한 어떤 그 긴장감

1228
00:51:32,547 --> 00:51:34,549
[고조되는 웅장한 음악]

1229
00:51:41,890 --> 00:51:43,892
[경쾌한 왈츠]

1230
00:51:49,564 --> 00:51:50,899
[준호] 저는 결혼식 비디오 등등

1231
00:51:50,982 --> 00:51:53,610
온갖 아르바이트를 다
그걸로 했어요, '8200'으로

1232
00:51:54,486 --> 00:51:56,947
이런저런 일감을 따 와서
아르바이트를

1233
00:51:57,030 --> 00:51:59,991
회갑 잔치, 돌잔치, 결혼식 비디오
이런 거 많이 찍고

1234
00:52:10,001 --> 00:52:11,670
[흥미로운 음악]

1235
00:52:11,753 --> 00:52:13,380
- [준호가 놀라며] 여기 다 있다
- [동훈] 이거, 이거

1236
00:52:13,463 --> 00:52:15,340
[병훈] 이야, 이 사진
잘 나왔다, 좋다

1237
00:52:16,174 --> 00:52:18,593
[준호] 병훈이 형이랑 석우랑
딱 붙어 있다, 저기

1238
00:52:19,970 --> 00:52:21,471
[석우] 병훈이 형이
나 때문에 영화를

1239
00:52:21,555 --> 00:52:23,014
- 그만뒀다는 소문이 있더라고
- [몇몇이 웃는다]

1240
00:52:24,182 --> 00:52:26,059
[준호] 석우가 형한테
좀 미안하대요

1241
00:52:26,143 --> 00:52:27,435
왜, 왜 미안해?

1242
00:52:27,519 --> 00:52:30,021
단편 영화 찍을 때
너무 막 소리 지르고 그래서

1243
00:52:30,105 --> 00:52:31,898
- 미안하다고, 막
- [몇몇이 웃는다]

1244
00:52:31,982 --> 00:52:33,400
[밝은 음악]

1245
00:52:33,483 --> 00:52:35,026
[동훈] 준호 형은
여기 뒤에 숨어 있고

1246
00:52:35,110 --> 00:52:37,487
- [병훈의 웃음]
- [은심] 뭐야, 저… [웃음]

1247
00:52:39,072 --> 00:52:40,991
[이 감독] 근데 이게
언제 찍은 건지 모르겠어요

1248
00:52:41,074 --> 00:52:42,284
[종태] 그거 잘 모르겠어

1249
00:52:42,367 --> 00:52:44,703
이날 뭐, 어떻게 왜 찍게 됐지?

1250
00:52:44,786 --> 00:52:47,205
[웃으며] 그냥 우발적으로
찍은 거 아니야?

1251
00:52:47,289 --> 00:52:50,292
[이 감독] 근데 그러기에는
너무 다 좀 차려입었는데?

1252
00:52:50,375 --> 00:52:51,293
[웃음소리]

1253
00:52:51,376 --> 00:52:53,545
- [은심] 이야, 훈아야
- [몇몇이 웃는다]

1254
00:52:54,296 --> 00:52:56,047
- [훈아] 맞아요, 같은 날
- [은심] 그러네, 그러네

1255
00:52:56,840 --> 00:52:58,925
[종태] 지금 뭐
절하는 자세 아닌가, 이게?

1256
00:52:59,009 --> 00:53:00,844
- [은심] 고사 지내는 거 같은데?
- [종태] 그러니까

1257
00:53:00,927 --> 00:53:04,014
[준호] '히타치 8200'의 앞머리가
쪼끔 보이네, 저기

1258
00:53:04,097 --> 00:53:04,973
[세범의 웃음]

1259
00:53:06,183 --> 00:53:08,018
- [석우] 개소식이네
- [저마다 호응한다]

1260
00:53:08,101 --> 00:53:09,603
[준호] 여기 쓰여 있잖아요
'개소식'

1261
00:53:11,313 --> 00:53:13,565
- [이 감독] 그런 거 같아요
- 아, 나 저거 돼지머리 기억난다

1262
00:53:13,648 --> 00:53:15,025
[은심] 음

1263
00:53:15,525 --> 00:53:18,028
- 돼지머리를 살 돈이 없어서
- [훈아의 웃음]

1264
00:53:18,111 --> 00:53:20,238
- 이제 종이에 저거 내가 그렸네
- [동훈이 호응한다]

1265
00:53:20,322 --> 00:53:23,033
- [준호] 그림체가 내 그림인데
- 그래, 준호가 그렸다, 저거

1266
00:53:23,116 --> 00:53:26,119
아까 개소식 식순 내가 쓴 거야
저거, 대자보 글씨

1267
00:53:26,203 --> 00:53:28,205
- [이 감독] 진짜요?
- [준호] 석우 글씨구나?

1268
00:53:28,288 --> 00:53:31,041
- [석우] 어어, 내 글씨야
- 저건 내 글씨가 아니야

1269
00:53:31,124 --> 00:53:33,543
저기 쓰여 있다, '고릴라', 뭐…

1270
00:53:33,627 --> 00:53:34,836
[석우] '투', 그래
'고릴라2', 이거

1271
00:53:34,920 --> 00:53:35,754
[종태] '고릴라2'

1272
00:53:35,837 --> 00:53:37,172
- 이게 '고릴라2'야?
- [사람들] 응

1273
00:53:37,255 --> 00:53:38,798
그 '2'가
'룩킹 포 파라다이스'인 거죠?

1274
00:53:38,882 --> 00:53:40,091
[종태] 어, '룩킹 포 파라다이스'

1275
00:53:40,675 --> 00:53:42,469
무슨 시리즈라도 되는 양

1276
00:53:42,552 --> 00:53:44,930
저렇게 '고릴라2'라고
또 해 놨네, 민망하게

1277
00:53:48,516 --> 00:53:52,187
[남자] 최종태 감독이 만든
그리고 몇몇 영화에 열정 있는

1278
00:53:52,270 --> 00:53:53,688
뭐, 젊은 친구들이 모여서

1279
00:53:54,773 --> 00:53:57,067
연말쯤에 뭔 상영회를
한다 그래 가지고…

1280
00:53:59,653 --> 00:54:01,905
[준호] 최종태, 우현
그다음에 안내상

1281
00:54:01,988 --> 00:54:05,033
지금은 두 분 다 이제
너무 바쁜 배우가 되셨는데

1282
00:54:05,909 --> 00:54:07,494
그 세 분이 삼총사셨고

1283
00:54:08,370 --> 00:54:11,248
그래서 우현, 안내상 선배가
자주 왔었어요, '노란문'에

1284
00:54:12,040 --> 00:54:13,875
같이 술자리도 많이 했었고

1285
00:54:14,793 --> 00:54:15,627
[현] 응

1286
00:54:16,670 --> 00:54:17,671
뭐, 상영회?

1287
00:54:17,754 --> 00:54:20,465
상영회면 좀 거창하게
할 줄 알았어요, 거창하게 좀

1288
00:54:20,548 --> 00:54:22,676
근데 조그만 룸에서

1289
00:54:22,759 --> 00:54:25,637
조그만 사무실에서 이렇게 했던

1290
00:54:25,720 --> 00:54:27,305
그걸 보러 갔던 기억이 나요

1291
00:54:27,389 --> 00:54:29,641
좀 지루했어, 이게
아유, 좀, 아, 따분하고

1292
00:54:29,724 --> 00:54:32,060
'그렇지, 뭐, 너희들이 하는 게'
이렇게 거의 이제

1293
00:54:32,852 --> 00:54:34,896
거의 흥미 자체를 안 갖고 있다가

1294
00:54:34,980 --> 00:54:36,982
[묵직한 음악]

1295
00:54:38,441 --> 00:54:39,276
"각본 준호"

1296
00:54:39,359 --> 00:54:41,111
봉준호 작품을 딱 트는데

1297
00:54:41,194 --> 00:54:42,320
이건 초반부터가 막…

1298
00:54:42,904 --> 00:54:45,323
'뭐야, 이거?' 완전히
빨려 들어가서 보게 되는…

1299
00:54:45,407 --> 00:54:46,366
"감독 봉"

1300
00:54:46,449 --> 00:54:48,994
[현] 진짜야, 아, 진짜
보고 싶어요, 진짜 다시

1301
00:54:50,370 --> 00:54:51,830
"동훈에게 특별히
감사를 전합니다"

1302
00:54:51,913 --> 00:54:53,873
[준호] 너는 애니메이션 때
네가 뭘 한 거지?

1303
00:54:54,624 --> 00:54:55,667
어떤, '고릴라' 때?

1304
00:54:56,251 --> 00:54:58,295
네가 인형을 컨트롤한 건가?

1305
00:54:58,378 --> 00:54:59,337
[동훈] 섞어서 했던 것 같아

1306
00:54:59,421 --> 00:55:00,297
네가 카메라 쪽에 있고

1307
00:55:00,380 --> 00:55:01,798
- 내가 인형 쪽에 있었나?
- [동훈] 아니야

1308
00:55:01,881 --> 00:55:03,633
- [준호] 이리 갔다 저리 갔다?
- 체력이 되게 떨어지는 사람이

1309
00:55:03,717 --> 00:55:06,303
[웃으며] 일단 카메라를
누르고 있었고

1310
00:55:06,386 --> 00:55:08,346
- 체력이 좀 괜찮은 사람이
- [준호] 네가 체력이 좋았지?

1311
00:55:08,430 --> 00:55:10,140
인형을 계속 움직였죠
그리고 이제 뭐

1312
00:55:10,223 --> 00:55:11,599
이렇게 높은 데 매달고
이런 것들 있잖아

1313
00:55:11,683 --> 00:55:12,934
- 사다리 갖고 올라가고 이런 거
- [준호] 맞아

1314
00:55:13,018 --> 00:55:14,769
- 위험한 걸 네가 하고
- 그런 것들을 주로 제가 하고

1315
00:55:14,853 --> 00:55:15,687
[함께 웃는다]

1316
00:55:15,770 --> 00:55:17,480
- 파이프에 매달고 막…
- [동훈] 예

1317
00:55:17,564 --> 00:55:20,317
되게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죠
재미있겠다고 생각했죠

1318
00:55:20,400 --> 00:55:21,985
- 처음에는?
- [동훈] 응, 처음에는

1319
00:55:22,068 --> 00:55:24,863
근데 저희가 이제 이틀 정도

1320
00:55:24,946 --> 00:55:26,740
대림 아파트 지하실

1321
00:55:26,823 --> 00:55:29,492
'플란다스의 개'에서 나오는
그 파이프 관 있는 거기에서

1322
00:55:29,576 --> 00:55:31,202
이틀 정도 찍었는데

1323
00:55:31,286 --> 00:55:33,371
[준호] 거기서 이제 고릴라 인형을

1324
00:55:33,455 --> 00:55:35,457
조금씩 움직이면서 찍었는데
너무 힘들었지

1325
00:55:35,540 --> 00:55:36,499
[감성적인 음악]

1326
00:55:36,583 --> 00:55:40,712
"하늘이 보고 싶어… 그리고"

1327
00:55:41,671 --> 00:55:47,344
"푸른 숲도 보고
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싶어"

1328
00:55:47,427 --> 00:55:49,554
[준호] 여러 가지 복합적인 기능이
많았었어요

1329
00:55:49,637 --> 00:55:50,972
'히타치 8200' 그게

1330
00:55:51,056 --> 00:55:53,266
그걸로 촬영도 하고
편집도 하고 뭐…

1331
00:55:53,767 --> 00:55:56,102
거기 또 자막을 넣을 수 있는
기능이 있었어요, 카메라에

1332
00:55:56,770 --> 00:55:58,646
한글 자막은 아니고 영어로

1333
00:55:58,730 --> 00:56:00,732
서브타이틀을 넣을 수 있는
기능이 있어서

1334
00:56:01,399 --> 00:56:04,277
무성 영화 형식을 취하고
밑에 영어 자막을 넣는 형식으로

1335
00:56:04,361 --> 00:56:06,279
어쩔 수 없이
했었던 거 같고 그래서…

1336
00:56:06,363 --> 00:56:08,573
"그리고 나는 매일
바나나를 먹고 싶어"

1337
00:56:14,496 --> 00:56:16,331
[이 감독] 고릴라
그 주인공 고릴라가

1338
00:56:16,831 --> 00:56:19,626
- 돌 위에 올라가서 똥을 싸잖아요
- [영화 속 힘주는 소리]

1339
00:56:20,460 --> 00:56:22,128
- [준호] 아, 돌! 예, 돌 있었다
- [이 감독] 그렇죠? 예

1340
00:56:22,212 --> 00:56:24,130
- 돌 위에 올라가서 똥을 싸면은
- [영화 속 힘주는 소리]

1341
00:56:24,214 --> 00:56:25,215
"음, 음… 오, 똥…"

1342
00:56:25,298 --> 00:56:27,384
[동훈] 그 목소리가
봉준호 감독이거든요

1343
00:56:27,467 --> 00:56:28,968
- 그 응가하는 목소리
- [차분한 음악]

1344
00:56:29,052 --> 00:56:30,095
[힘주는 소리]

1345
00:56:37,143 --> 00:56:38,728
[이 감독] 그 똥이
똥벌레가 돼 가지고

1346
00:56:38,812 --> 00:56:40,355
- 고릴라를 공격을 하잖아
- [준호의 웃음]

1347
00:56:40,438 --> 00:56:42,148
[이 감독의 웃음]

1348
00:56:42,232 --> 00:56:43,358
그러면서 이제 그…

1349
00:56:43,441 --> 00:56:44,859
[준호] 말로만 설명해도
창피해, 지금

1350
00:56:44,943 --> 00:56:46,277
- [이 감독의 웃음]
- 진짜, 아휴

1351
00:56:51,491 --> 00:56:54,077
그러니까 어찌 보면 이제
일종의 그것도 몬스터 영화네

1352
00:56:54,160 --> 00:56:55,954
크리처가 나온 거였고 그…

1353
00:56:56,037 --> 00:56:57,664
그 벌레 몬스터를

1354
00:56:58,998 --> 00:57:01,251
흰색 찰흙 같은 걸로 만들었어요

1355
00:57:01,793 --> 00:57:03,378
황토색 찰흙으로 만들면

1356
00:57:03,461 --> 00:57:05,171
너무 비위가 상할 거 같아서

1357
00:57:05,255 --> 00:57:06,256
더 너무 징그럽고

1358
00:57:06,381 --> 00:57:07,590
"맙소사, 똥벌레다!"

1359
00:57:07,674 --> 00:57:09,634
그렇게 해서 걔네들이
고릴라 주인공을 공격하고 싸우고

1360
00:57:14,305 --> 00:57:16,975
그래서 이제 그런 애들이
없는 곳으로 가는 스토리였죠

1361
00:57:17,058 --> 00:57:18,685
"내 생선 건드리지 마!"

1362
00:57:18,768 --> 00:57:20,770
[잔잔한 음악]

1363
00:57:21,688 --> 00:57:25,150
그 약간 어둡고 더러운
지하실에 있는 그 고릴라가

1364
00:57:25,233 --> 00:57:27,694
이제 그곳을 탈출하여 어디 이제

1365
00:57:28,445 --> 00:57:31,573
낙원 같은, 그래서 제목도
유치찬란하게

1366
00:57:31,656 --> 00:57:32,949
'룩킹 포 파라다이스'인데…

1367
00:57:33,032 --> 00:57:35,243
[서정적인 음악]

1368
00:57:35,326 --> 00:57:38,204
[민향] 벌판에
파란 나무가 서 있고

1369
00:57:38,288 --> 00:57:41,708
그 나무에 열려 있는
싱싱한 바나나 열매를

1370
00:57:41,791 --> 00:57:43,918
따서 먹는 꿈을
꾸기 시작한 거예요

1371
00:57:45,044 --> 00:57:47,422
[웃으며] 원래 나무를 타고
올라가야 되는 고릴라가

1372
00:57:47,505 --> 00:57:52,635
지하실의 위에 막 드러나 있는
회색 쇠로 된 파이프를

1373
00:57:52,719 --> 00:57:55,805
막 타고 올라가서
탈출을 꿈꿨는데…

1374
00:57:59,184 --> 00:58:01,227
[세범] 야, 이 고릴라가
막 움직이면서 뭔가

1375
00:58:01,311 --> 00:58:03,897
자기가 원하는 목표를
이루기 위해서 뭔가 이렇게

1376
00:58:03,980 --> 00:58:04,814
노력을 하는 부분이 보이면서

1377
00:58:04,898 --> 00:58:05,732
"저거다, 까만 상자!"

1378
00:58:05,815 --> 00:58:07,525
'야, 이상하게 이렇게 요런'

1379
00:58:07,609 --> 00:58:10,862
'아주 단순한 줄거리와
스토리를 가지고'

1380
00:58:10,945 --> 00:58:12,739
'이게 연결돼 가지고 이렇게'

1381
00:58:12,822 --> 00:58:15,074
'어떤 영화적인 상상력을
가미하니까'

1382
00:58:15,158 --> 00:58:18,495
'뭔가 멋진 모습이 나오는구나'
이런 것을 느꼈고

1383
00:58:29,339 --> 00:58:31,799
- [흥미로운 음악]
- [대엽] 글쎄, 그, 제작에 직접

1384
00:58:31,883 --> 00:58:33,426
참여를 안 해서 그런지

1385
00:58:33,510 --> 00:58:35,386
그렇게 찍는 그 작업이

1386
00:58:35,470 --> 00:58:38,556
그렇게 힘들거나 이런 거에 대한
상식이 저는 별로 없었어요

1387
00:58:38,640 --> 00:58:42,227
'아, 이거 별로인데?'라고
얘기하기가, 어?

1388
00:58:42,310 --> 00:58:45,813
영화를 공부했다는
친구들의 평들이 다 좋은데

1389
00:58:46,439 --> 00:58:48,691
뭐라고 제가 평하기가 뭐해서

1390
00:58:48,775 --> 00:58:50,610
'음, 잘 찍었네'

1391
00:58:50,693 --> 00:58:55,281
아마 요런 정도의 평으로
넘어갔었던 작품이었던 거 같아요

1392
00:58:55,365 --> 00:58:57,116
'제가 건방졌다'라는

1393
00:58:58,576 --> 00:58:59,536
전제하에

1394
00:59:00,495 --> 00:59:02,205
별로 그렇게
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

1395
00:59:02,288 --> 00:59:04,290
- [흥미로운 음악]
- 뭐, 그…

1396
00:59:04,374 --> 00:59:06,417
스톱 모션이라 그러지 않습니까?

1397
00:59:06,501 --> 00:59:07,961
릴리즈 촬영이라고도 하는데

1398
00:59:08,586 --> 00:59:10,046
그런 기능을 갖고 있는

1399
00:59:11,047 --> 00:59:12,507
그, 카메라면

1400
00:59:12,590 --> 00:59:15,301
'뭐, 다 찍을 수 있지' 하고
넘어갔던 것 같은데

1401
00:59:15,385 --> 00:59:16,886
되게 창피했었어요, 그…

1402
00:59:16,970 --> 00:59:18,930
송년회 때 틀면서

1403
00:59:19,472 --> 00:59:21,975
제가 완전 귀밑에까지
새빨개져 갖고, 얼굴이

1404
00:59:22,559 --> 00:59:25,144
그, 내러티브 있는 뭘
만들어 본 것도

1405
00:59:25,228 --> 00:59:26,354
최초였던 거 같고

1406
00:59:26,437 --> 00:59:27,981
- 그거를
- [잔잔한 음악]

1407
00:59:28,064 --> 00:59:31,067
나름 한 15명, 20명 정도
있었던 거 아니에요?

1408
00:59:31,150 --> 00:59:33,486
나름 관객 같은 거잖아요
그러니까

1409
00:59:33,570 --> 00:59:36,114
그냥 송년회였고 다들 이제

1410
00:59:36,197 --> 00:59:39,075
[웃으며] '빨리 이거 다 보고
끝나고 빨리 술 마시자'

1411
00:59:39,158 --> 00:59:40,618
뭐, 이런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

1412
00:59:40,702 --> 00:59:43,079
괜히 저 혼자 막
너무 긴장이 돼 가지고

1413
00:59:43,580 --> 00:59:46,457
귀밑에까지 새빨개졌던
기억이 나요, 응

1414
00:59:47,750 --> 00:59:49,627
그때 내가 실사 영화 쪽으로

1415
00:59:49,711 --> 00:59:52,505
실사, 애니메이션을 포기하고
실사를 하게 된 계기였어

1416
00:59:52,589 --> 00:59:54,048
- 그 애니메이션이
- [동훈] 아

1417
00:59:54,132 --> 00:59:55,008
요만큼씩 움직이면서

1418
00:59:55,091 --> 00:59:57,135
찍고 찍고 하는
인형 애니메이션이니까

1419
00:59:57,218 --> 01:00:00,221
나중에 그 인형에 대한

1420
01:00:00,305 --> 01:00:02,223
주인공에 대한 감정이
되게 안 좋아지더라고

1421
01:00:02,307 --> 01:00:03,474
[준호, 동훈의 웃음]

1422
01:00:03,558 --> 01:00:05,268
'네가 알아서 한 발자국이라도
좀 움직여 봐라'

1423
01:00:05,351 --> 01:00:06,227
이런 감정이 드니까

1424
01:00:06,311 --> 01:00:08,146
-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실사 영화
- [동훈] 응

1425
01:00:08,229 --> 01:00:09,689
배우가 막 움직여 주잖아

1426
01:00:09,772 --> 01:00:10,857
- [동훈] 그렇죠
- 그러다 보니까

1427
01:00:10,940 --> 01:00:13,318
근데 지금도 어떻게 보면은
[씁 입소리]

1428
01:00:13,401 --> 01:00:15,820
'아, 우리 약간 미쳤지 않았나'
그 당시에 살짝…

1429
01:00:15,903 --> 01:00:17,447
- [준호] 그거를 밤새도록
- [동훈] 예

1430
01:00:17,530 --> 01:00:19,115
- 거기서 찍었다는 게 참…
- [동훈] 거의

1431
01:00:19,198 --> 01:00:21,326
8시 정도에 가서 세팅을 하고

1432
01:00:21,409 --> 01:00:22,869
추울 때였나, 더울 때였나?

1433
01:00:23,870 --> 01:00:24,746
그거는 기억 안 나요

1434
01:00:24,829 --> 01:00:27,624
그거를 잊을 정도로
되게 몰입했었어요 [웃음]

1435
01:00:27,707 --> 01:00:29,667
- [준호] 아이, 추웠던 거 같아
- 추웠죠, 약간 추웠고

1436
01:00:29,751 --> 01:00:31,461
[준호] 코트 같은 걸 입고
찍었던 거 같아

1437
01:00:31,544 --> 01:00:33,838
[동훈] 그때 이제 어머님께서

1438
01:00:33,921 --> 01:00:36,049
- 어, 엄마가 내려와서…
- [동훈] 새벽에 내려오셔 가지고

1439
01:00:36,132 --> 01:00:38,593
'이 인간들이…'
측은한 눈빛으로 싹 바라보면서

1440
01:00:38,676 --> 01:00:40,511
- 아직도 안 끝났냐고
- [동훈이 맞장구친다]

1441
01:00:41,220 --> 01:00:43,014
나름 우리가 그때

1442
01:00:43,097 --> 01:00:45,516
- 나는 군대도 다녀온 상태였고
- [동훈] 맞아요, 응

1443
01:00:46,100 --> 01:00:47,852
장성한 아들이 지하실에서

1444
01:00:47,935 --> 01:00:50,855
고릴라, 고릴라 인형을 붙들고
새벽에 그러고 있으니까

1445
01:00:50,938 --> 01:00:53,149
- [동훈] 그렇죠
- 얼마나 진짜 속이 터지…

1446
01:00:54,067 --> 01:00:56,194
정말 얼마나 답답했을까, 진짜

1447
01:00:57,236 --> 01:01:00,782
[종태] 나는 그때
'고릴라'에서 나는

1448
01:01:00,865 --> 01:01:03,701
지금 봉준호 감독 영화의

1449
01:01:04,410 --> 01:01:06,537
거의 에센스는
거기서 다 나왔다고 봐

1450
01:01:06,621 --> 01:01:07,997
[어두운 음악]

1451
01:01:08,956 --> 01:01:12,585
봉 감독 영화 보면 항상
상당 부분이 지하가 나와요

1452
01:01:13,628 --> 01:01:16,756
[남자1] 어, 그 밑에
지하실로 들어가서

1453
01:01:16,839 --> 01:01:18,383
일 보드라고잉

1454
01:01:24,722 --> 01:01:29,185
관리실 변소는 여그서 한참 머니께

1455
01:01:32,647 --> 01:01:34,565
[남자2가 나지막이]
요 아파트 지을 당시 얘기인디요

1456
01:01:35,441 --> 01:01:37,235
- [보글보글 끓는 소리]
- 그릉게 쩌그 88년

1457
01:01:37,318 --> 01:01:39,529
아파트 건축 붐이 한창 있었을 때…

1458
01:01:40,029 --> 01:01:42,240
[남자3] 그러니까 네가
군대 제대하고

1459
01:01:42,323 --> 01:01:44,117
이 동네 공장으로 온 뒤부터

1460
01:01:44,909 --> 01:01:47,370
여기서 사건들이
줄줄이 일어난 셈이란 말이야

1461
01:01:47,870 --> 01:01:50,581
[남자4] 저는 이게 위조나
범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

1462
01:01:51,207 --> 01:01:52,875
저 내년에 이 대학 꼭 갈 거거든요

1463
01:01:53,376 --> 01:01:54,460
[남자5의 탄성]

1464
01:01:54,961 --> 01:01:56,379
[남자5]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

1465
01:01:59,257 --> 01:02:01,384
- 이거 '되겠다'
- [내상] 응

1466
01:02:01,884 --> 01:02:03,344
는 이제 알았는데

1467
01:02:03,845 --> 01:02:06,264
- 이렇게까지 될지는 몰랐지
- [흥미로운 음악]

1468
01:02:07,014 --> 01:02:09,517
그래 갖고 자기가, 걔가 아주

1469
01:02:09,600 --> 01:02:11,728
계산이 빠른 애거든

1470
01:02:11,811 --> 01:02:13,521
허튼 데 돈 쓰는 애가 아닌데

1471
01:02:13,604 --> 01:02:17,108
얘는 봉준호 감독이 처음 저기…

1472
01:02:17,650 --> 01:02:20,278
'백색인'이라는
단편 영화를 찍을 때

1473
01:02:20,862 --> 01:02:22,071
자본을 댔죠

1474
01:02:22,155 --> 01:02:24,949
[씁 입소리] 난 그때 한 300만 원
지원해 줬다고 생각을 했는데?

1475
01:02:25,032 --> 01:02:26,451
- 아니야, 아니야
- [내상] 그럼 얼마야?

1476
01:02:26,534 --> 01:02:28,703
아니야, 난 뭐
기억이 거의 없는데

1477
01:02:28,786 --> 01:02:30,204
- [내상] 기억 없어?
- 일부

1478
01:02:30,872 --> 01:02:32,165
일부라고 기억했는데 정확하게

1479
01:02:32,248 --> 01:02:34,167
뭐, 기록이 돼 있대, 50만 원

1480
01:02:34,250 --> 01:02:36,002
- [내상] 50만 원 확실하대?
- [현] 응, 50만 원

1481
01:02:36,085 --> 01:02:37,587
네가 나한테 얘기하기로
300이라 그랬는데

1482
01:02:37,670 --> 01:02:39,172
- [현] 그래?
- 네가 뻥친 거구만

1483
01:02:39,255 --> 01:02:41,299
우현 선배가 있었죠, 송년회 때

1484
01:02:41,799 --> 01:02:44,260
그래서 그 애니메이션을 보셨죠

1485
01:02:44,886 --> 01:02:47,305
그 덕분에 이제
'백색인' 찍을 때 그…

1486
01:02:47,388 --> 01:02:49,474
- [잔잔한 음악]
- [웃으며] 부분 투자 비슷하게

1487
01:02:51,517 --> 01:02:52,852
돈을 이렇게 주셨어요

1488
01:02:52,935 --> 01:02:54,020
단편 영화 찍을 때

1489
01:02:56,481 --> 01:02:58,232
[테이프 늘어지는 효과음]

1490
01:02:58,316 --> 01:02:59,525
[현] '우현희'?

1491
01:02:59,609 --> 01:03:00,693
- [밝은 음악]
- 봉준호가 내 이름을

1492
01:03:00,777 --> 01:03:01,861
정확히 몰랐네

1493
01:03:01,944 --> 01:03:03,321
- [내상] 아…
- [현의 탄식]

1494
01:03:03,404 --> 01:03:04,280
지금도 그렇게 알고 있는…

1495
01:03:04,363 --> 01:03:05,865
아, 지금은 제대로 알고 있겠구나

1496
01:03:06,449 --> 01:03:08,951
아, 또 이런 말 하는 게
좀 뭐할지 모르겠지만

1497
01:03:09,452 --> 01:03:12,830
내가 지금까지
도움을 주고 나서 이렇게 그…

1498
01:03:12,914 --> 01:03:14,999
후회를 해 본 적이 내 처음이에요

1499
01:03:15,082 --> 01:03:17,168
[쩝 입소리] 그때는
후회를 안 했어

1500
01:03:18,419 --> 01:03:20,171
근데 이제 몇 년 지나서

1501
01:03:20,254 --> 01:03:22,256
[서늘한 음악]

1502
01:03:23,090 --> 01:03:24,175
'살인의 추억'을 찍었잖아요

1503
01:03:25,802 --> 01:03:27,470
딱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

1504
01:03:28,179 --> 01:03:30,181
- 가슴이, 와…
- [영화 속 울음소리]

1505
01:03:30,264 --> 01:03:32,099
무겁고 먹먹하고

1506
01:03:32,183 --> 01:03:35,311
막, 그 감동이 쫙 오고 할 때

1507
01:03:36,562 --> 01:03:37,396
속으로

1508
01:03:39,106 --> 01:03:39,941
'다 댈걸'

1509
01:03:41,192 --> 01:03:43,194
[경쾌한 음악]

1510
01:03:44,278 --> 01:03:45,446
'제작비 다 댈걸'

1511
01:03:46,239 --> 01:03:50,201
'왜 내가 쫀쫀하게, 쪼잔하게
고것만 댔을까, 어?'

1512
01:03:50,284 --> 01:03:51,702
이런 생각을 했어요, 진짜

1513
01:03:52,870 --> 01:03:54,872
[잔잔한 음악]

1514
01:03:56,123 --> 01:03:57,166
[새가 지저귄다]

1515
01:04:02,463 --> 01:04:04,423
[훈아] 그 맨 마지막에
나무가 나오는데

1516
01:04:04,507 --> 01:04:06,342
한 그루의 나무가 나오는데

1517
01:04:06,425 --> 01:04:08,761
[씁 입소리] 근데 제목도
'룩킹 포 파라다이스'

1518
01:04:09,512 --> 01:04:10,888
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까

1519
01:04:11,931 --> 01:04:15,268
다들 뭔가를 찾고 싶어 하는 게
있었나 보다, 어

1520
01:04:15,351 --> 01:04:16,394
그런 생각이 들어요

1521
01:04:19,856 --> 01:04:22,483
[민향] 결국은 나무에
도달을 딱 한 거예요

1522
01:04:22,567 --> 01:04:24,360
나무 앞에 고릴라가 서 있어요

1523
01:04:24,443 --> 01:04:26,195
고릴라의 뒷모습을
우리가 보고 있어요

1524
01:04:26,279 --> 01:04:29,073
근데 카메라가
서서히 빠지면서 보니까

1525
01:04:31,409 --> 01:04:33,119
[영화 속 잔잔한 음악]

1526
01:04:33,202 --> 01:04:34,745
그 바나나 나무는

1527
01:04:34,829 --> 01:04:38,624
텔레비전 속에 있는
나무였던 거예요

1528
01:04:44,964 --> 01:04:47,633
나중에는 눈물이 핑 돌았을 거예요

1529
01:04:48,342 --> 01:04:51,095
이게 고릴라한테
감정 이입이 되게

1530
01:04:51,178 --> 01:04:53,681
너무 잘 만들었거든요

1531
01:04:54,307 --> 01:04:58,019
"끝"

1532
01:04:58,102 --> 01:05:02,565
그때는 그렇게 학교 주변이나
근처를 떠나지 못하고

1533
01:05:03,774 --> 01:05:05,735
- [부드러운 음악]
- 뭐, 돈도 벌지 못하고 있었던

1534
01:05:05,818 --> 01:05:06,944
백수 시절인데

1535
01:05:08,154 --> 01:05:11,532
뭘 하고 싶은지를
정확히 알지 못했고

1536
01:05:11,616 --> 01:05:14,827
뭘 해야 될지도
사실 정확히 알지 못했고

1537
01:05:14,911 --> 01:05:18,456
근데 어디로 가고 싶지 않은지는
확실히 알았고

1538
01:05:21,459 --> 01:05:23,127
그러니까 어떻게 보면

1539
01:05:24,670 --> 01:05:26,297
고릴라랑 비슷한 거 같아요

1540
01:05:27,340 --> 01:05:28,174
그랬죠

1541
01:05:29,800 --> 01:05:31,135
[철컥 작동음]

1542
01:05:31,218 --> 01:05:32,887
"룩킹 포 파라다이스"

1543
01:05:32,970 --> 01:05:34,180
[달칵 소리가 울린다]

1544
01:05:37,141 --> 01:05:39,393
[여자] 내일 개관하는 한 극장은

1545
01:05:39,477 --> 01:05:41,395
이런 영상 문화를 생각해 볼 때

1546
01:05:41,479 --> 01:05:44,065
참 장엄한 혁명이라고도
생각이 드는데요

1547
01:05:44,148 --> 01:05:45,858
- 제가 미리 한번 가 봤습니다
- [경쾌한 음악]

1548
01:05:46,484 --> 01:05:48,736
[준호] 그게 95년도쯤에
폭발을 하잖아요

1549
01:05:48,819 --> 01:05:50,321
뭐, '영화 100주년' 할 때

1550
01:05:50,404 --> 01:05:52,156
[은임] 내일 우리나라 최초로

1551
01:05:52,239 --> 01:05:54,742
예술 영화 전용관이 생깁니다

1552
01:05:55,326 --> 01:05:56,369
[영화 속 조심스러운 숨소리]

1553
01:05:57,787 --> 01:05:58,621
[영화 속 힘주는 숨소리]

1554
01:05:58,704 --> 01:06:00,247
[준호] 타르코프스키의
'노스탤지어'가 아마

1555
01:06:00,831 --> 01:06:03,042
[웃으며] 전 세계 박스 오피스
기록 중에 한국이 아마

1556
01:06:03,125 --> 01:06:04,627
러시아 다음으로 높을걸?

1557
01:06:04,710 --> 01:06:07,213
'희생'을 뭐, 6만 명이 보고

1558
01:06:08,255 --> 01:06:10,341
다들 가서 막 그런 걸 보고 막…

1559
01:06:10,424 --> 01:06:11,425
보고 와서 막…

1560
01:06:12,677 --> 01:06:14,804
막 이렇게 머리 아파하면서 그…

1561
01:06:15,972 --> 01:06:17,723
'씨네21', '키노'
뭐, 이런 것들이

1562
01:06:17,807 --> 01:06:19,809
무더기로 창간될 그 시점에

1563
01:06:20,893 --> 01:06:23,354
잡지를 보면서 정성일 선생님
글을 읽고 막 이럴…

1564
01:06:23,437 --> 01:06:25,773
다들 막 난리가 아니었었으니까

1565
01:06:25,856 --> 01:06:29,318
[남자 앵커] 몇 년 전에 미국 영화
'쥬라기 공원' 한 편이

1566
01:06:29,402 --> 01:06:32,321
벌어들인 액수가 우리나라의
전체 자동차 수출

1567
01:06:32,405 --> 01:06:34,031
총액보다 크다는 통계가…

1568
01:06:34,115 --> 01:06:37,785
[여자] 제가 볼 때는
90년대 중후반을 넘기면서

1569
01:06:37,868 --> 01:06:41,288
영화 산업이 형성되기 시작했어요

1570
01:06:41,372 --> 01:06:43,165
갑자기 어떤 사람이 유명해지고

1571
01:06:43,249 --> 01:06:46,335
어떤 잡지의 뭐, 편집장이
되기도 하고 이런 걸 보면서

1572
01:06:46,419 --> 01:06:48,004
국내 영화 산업에 대기업이…

1573
01:06:48,087 --> 01:06:50,965
[형옥] 약간 저희들도
그 모습을 보면서

1574
01:06:51,048 --> 01:06:53,134
자극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요

1575
01:06:54,260 --> 01:06:56,095
[홍준] 70년대, 80년대에

1576
01:06:56,178 --> 01:06:59,515
저희 세대에 영화를 좋아했던
청년들이 모여서

1577
01:06:59,598 --> 01:07:01,058
한탄들을 했던 것 같아요

1578
01:07:01,684 --> 01:07:04,687
'한국에는 왜 영화제가 없을까?'

1579
01:07:04,770 --> 01:07:07,356
'한국에는
왜 영화 학교가 없을까?'

1580
01:07:09,108 --> 01:07:12,194
'한국에는 왜 단편 영화
제작 지원 이런 거 없을까?'

1581
01:07:13,738 --> 01:07:16,574
'저런 영화의 낙원은'

1582
01:07:16,657 --> 01:07:18,325
'이 나라 바깥
어딘가에 있을 거야'

1583
01:07:18,409 --> 01:07:20,286
'거기에 한번 가 봤으면 좋겠어'

1584
01:07:20,369 --> 01:07:22,747
[여자 앵커] 국내 최초로 열리는
국제 영화제인

1585
01:07:22,830 --> 01:07:24,248
부산 국제 영화제가

1586
01:07:24,331 --> 01:07:27,209
9일간의 일정으로 오늘 밤
화려하게 막을 올립니다

1587
01:07:35,509 --> 01:07:36,469
[훈아] 근데 어느 날

1588
01:07:37,511 --> 01:07:41,640
어, 저는 그때 이제 대학원
논문 쓴다고 왔다 갔다 하고

1589
01:07:41,724 --> 01:07:43,726
영화 쪽으로
논문을 쓰기는 했어요

1590
01:07:44,518 --> 01:07:47,021
근데 강남역에서 만났어요, 그래서

1591
01:07:47,104 --> 01:07:48,773
'어? 준호야, 너 여기 웬일이니?'

1592
01:07:48,856 --> 01:07:50,274
이게 맨날 홍대 앞에서만 만나다가

1593
01:07:50,357 --> 01:07:52,693
강남역에서 만나니까
너무 신기한 거예요, 그때

1594
01:07:52,777 --> 01:07:55,446
자기는 영화 아카데미에
들어가려고 한다

1595
01:07:56,155 --> 01:07:56,989
어, 근데

1596
01:07:57,656 --> 01:08:00,534
거기를 하려면은
영어 시험을 봐야 되는데

1597
01:08:00,618 --> 01:08:03,204
이익훈 어학원을 다닌다 그래서…

1598
01:08:03,287 --> 01:08:05,706
영어 공부 하려고 다니더라고요

1599
01:08:06,207 --> 01:08:08,292
그래서 그때도 좀 놀랐어요, 저는

1600
01:08:08,375 --> 01:08:09,502
그때 어린 마음에

1601
01:08:09,585 --> 01:08:13,881
'아, 정말 준호는 영화를
진짜로 현실로 생각하는구나'

1602
01:08:13,964 --> 01:08:15,424
'나한테는 영화는 그냥'

1603
01:08:15,508 --> 01:08:17,843
- [진중한 음악]
- '낭만이었는데'

1604
01:08:18,636 --> 01:08:20,846
'직업으로 정말 생각하는구나'

1605
01:08:20,930 --> 01:08:23,766
지금 돌이켜 생각해서
알게 된 건데

1606
01:08:23,849 --> 01:08:27,937
그때는 노란문 연구소에서
영화를 같이 보고

1607
01:08:28,020 --> 01:08:29,772
뭐, 이야기를 하고

1608
01:08:30,272 --> 01:08:33,651
난 그걸로 됐다고 생각을 한 거야

1609
01:08:33,734 --> 01:08:36,403
그, 회원들의 마음을 잘 몰랐어요

1610
01:08:36,904 --> 01:08:38,197
제일 큰 게

1611
01:08:38,280 --> 01:08:40,783
'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는구나'

1612
01:08:40,866 --> 01:08:43,202
'영화를 찍고 싶어 하는구나'

1613
01:08:43,786 --> 01:08:47,289
구성원으로 있었던 사람들끼리의

1614
01:08:47,373 --> 01:08:49,875
어떤 의견의 대립이라고 할까나?

1615
01:08:49,959 --> 01:08:53,587
그, 교육 과정이라든지
서로 나가려는 방향들에

1616
01:08:53,671 --> 01:08:55,923
서로 의견들이
좀 있었어요, 그래서

1617
01:08:56,423 --> 01:08:58,008
서로 뜻이 안 맞으니까

1618
01:08:58,092 --> 01:09:02,179
나중에는 조금 서로에게
어떤 불편함이 있었죠

1619
01:09:02,263 --> 01:09:04,473
뭐든지 간에 이렇게

1620
01:09:05,307 --> 01:09:07,768
전성기가 지난 대상을 보는 건

1621
01:09:07,852 --> 01:09:09,687
뭐든지 간에 마음이 아프잖아요

1622
01:09:10,521 --> 01:09:12,731
그러니까 '노란문'이
하나의 생명체도 아니었는데

1623
01:09:13,899 --> 01:09:15,359
그게 마치 생물처럼

1624
01:09:15,442 --> 01:09:16,819
쇠락이 있었어요

1625
01:09:17,319 --> 01:09:19,029
그거를 저도 지켜봤거든요

1626
01:09:19,947 --> 01:09:23,159
그러니까 다
기호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고

1627
01:09:23,242 --> 01:09:25,244
이게 '노란문'이지만

1628
01:09:25,327 --> 01:09:27,746
사실은 다 각자 다른 꿈을
꾸고 있었던 것도

1629
01:09:27,830 --> 01:09:29,331
사실인 거 같아요

1630
01:09:29,415 --> 01:09:32,710
하나로 묶을 수 없는 부분이
분명히 있었다

1631
01:09:44,805 --> 01:09:49,310
"네 멋대로 해라"

1632
01:09:49,393 --> 01:09:50,895
[종태] 이제, 그…

1633
01:09:50,978 --> 01:09:53,647
그만하는 걸로 그렇게 정리를 하고

1634
01:09:54,857 --> 01:09:56,483
근데 그다음에

1635
01:09:56,567 --> 01:09:57,401
[숨을 씁 들이켠다]

1636
01:09:58,277 --> 01:09:59,570
좀 쓸쓸했죠

1637
01:09:59,653 --> 01:10:04,283
참 뜨겁게 꿈을 키우고
또 성과도 많이 내고

1638
01:10:05,075 --> 01:10:06,035
뭐, 이랬는데

1639
01:10:06,535 --> 01:10:09,371
이렇게 무너지는 건
순식간이더라고요

1640
01:10:09,455 --> 01:10:11,457
그리고 무너지자

1641
01:10:12,666 --> 01:10:14,960
그냥 썰물 빠지듯이 싹 빠졌어요

1642
01:10:18,714 --> 01:10:19,548
우리 이제…

1643
01:10:20,633 --> 01:10:21,467
엠티

1644
01:10:22,343 --> 01:10:24,637
'우리 엠티 한번 가자' 그래 갖고

1645
01:10:24,720 --> 01:10:27,014
- ['월광 소나타'가 흐른다]
- 강원도 저기, 동해안

1646
01:10:28,682 --> 01:10:30,809
갈 사람들 이제 모였죠

1647
01:10:30,893 --> 01:10:32,519
[웃으며] 청량리역에 이제

1648
01:10:33,187 --> 01:10:34,521
모여 가지고

1649
01:10:34,605 --> 01:10:37,149
근사했어요, 참, 그 여행이

1650
01:10:38,317 --> 01:10:39,235
아직도 이…

1651
01:10:39,318 --> 01:10:41,612
아직도 너무 기억이 선명해
이게 이제

1652
01:10:41,695 --> 01:10:45,407
정동진을 지날 즈음
새벽에 동이 터올 무렵에

1653
01:10:45,950 --> 01:10:49,203
열차에서 '월광 소나타'가 나와요

1654
01:10:49,703 --> 01:10:50,913
참 근사해요

1655
01:10:51,413 --> 01:10:54,208
이제 종착지가 다가오는 걸
안내하는데

1656
01:10:54,291 --> 01:10:56,669
'월광 소나타'가 촥 나오는데

1657
01:10:56,752 --> 01:10:59,505
기차는 바닷가를 계속 가는 거지

1658
01:11:03,634 --> 01:11:06,178
이 노란문 연구소의 그 기간은

1659
01:11:06,971 --> 01:11:09,974
연극으로 치면
하나의 막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

1660
01:11:10,599 --> 01:11:11,850
그러니까 이게, 이거는

1661
01:11:11,934 --> 01:11:15,646
어떻게든지 그 막이 내려져야만

1662
01:11:16,313 --> 01:11:19,483
그리고 그래야만
그다음 막이 진행되는

1663
01:11:19,566 --> 01:11:21,944
2막, 3막, 4막, 이렇게

1664
01:11:22,027 --> 01:11:24,780
인생과 함께
그 30년의 세월 속에서

1665
01:11:25,281 --> 01:11:28,951
계속 그 인생들이 삶이 진행되면서

1666
01:11:29,535 --> 01:11:32,955
1막에서 부족했던 것들
1막에서 배운 것들이

1667
01:11:33,580 --> 01:11:35,457
뭐, 새롭게 활용이 되고

1668
01:11:35,541 --> 01:11:38,377
또 앞으로 이렇게
나가게 되지 않았나

1669
01:11:38,961 --> 01:11:40,421
내 삶도 그렇고

1670
01:11:43,424 --> 01:11:45,551
[훈아] 그런 거 아세요?
뭐, 친하게

1671
01:11:45,634 --> 01:11:47,428
너무 좋았던 거예요
누구를 만나서

1672
01:11:47,928 --> 01:11:48,887
너무 좋았는데

1673
01:11:49,388 --> 01:11:51,223
막 손잡고 같이 가다가

1674
01:11:51,807 --> 01:11:53,058
계속 손잡을 수는 없잖아요

1675
01:11:53,142 --> 01:11:54,643
[웃으며] 언젠가 손을 놔야 되는데

1676
01:11:54,727 --> 01:11:56,478
그 손 놓을 때 되게 뻘쭘한 느낌

1677
01:11:56,979 --> 01:11:58,939
그런 것도 좀 있었던 거 같아요

1678
01:11:59,440 --> 01:12:00,649
[동훈] 제 개인적으로는

1679
01:12:01,442 --> 01:12:03,986
어, 우리가 순수한 사람들이
모였다가 그렇게

1680
01:12:04,486 --> 01:12:06,405
해체된 게 되게 오히려 좋지 않나

1681
01:12:06,905 --> 01:12:08,991
이게 만약에
어떤 경제적 목적이라든가

1682
01:12:09,074 --> 01:12:10,784
목표 의식이 분명했다고 하면은

1683
01:12:11,869 --> 01:12:13,746
뭔가 또 새로운 걸
추구하기 위해서

1684
01:12:13,829 --> 01:12:15,748
형식과 이런 걸
계속 만들었을 거 같아요

1685
01:12:26,759 --> 01:12:27,718
[훈아] 영화를

1686
01:12:28,218 --> 01:12:29,511
금세 안 봤어요

1687
01:12:30,763 --> 01:12:33,098
'노란문'에서 봤을 때의 영화와

1688
01:12:33,182 --> 01:12:36,226
제가 나왔을 때의 영화는
너무나 다른 거였어요

1689
01:12:37,061 --> 01:12:39,897
'어, 내가 이런 걸 좋아했던가?'
할 정도로

1690
01:12:40,397 --> 01:12:42,399
이상하게 '노란문'에서의 영화는

1691
01:12:42,941 --> 01:12:45,778
뭔가 그 이상의 의미를
가지고 있었던 거 같은데

1692
01:12:46,528 --> 01:12:48,989
현실에 와서 내가 돈을 내고
티켓을 사서

1693
01:12:49,073 --> 01:12:50,908
영화관에 들어가서 보는 영화는

1694
01:12:50,991 --> 01:12:53,202
그런 느낌의 영화가
아니었어요, 더 이상

1695
01:12:53,285 --> 01:12:54,495
[잔잔한 음악]

1696
01:12:54,578 --> 01:12:58,332
음, 그래서 그때 당시
초기에는 되게 아쉬워했지

1697
01:12:58,415 --> 01:13:02,920
계속하고 싶어 했던
그런 마음이 좀 오래 있었지만

1698
01:13:03,003 --> 01:13:06,840
그냥 어, 오래된 추억
좋았던 추억으로 이제

1699
01:13:06,924 --> 01:13:08,884
남게 된 것 같고, 음

1700
01:13:10,302 --> 01:13:12,554
나이가 40, 50 되면서

1701
01:13:13,222 --> 01:13:15,849
그게 무척 속상했어요, 응

1702
01:13:17,184 --> 01:13:18,769
그 시간들이

1703
01:13:19,520 --> 01:13:21,814
그렇게 사라진 시간들이

1704
01:13:23,065 --> 01:13:24,108
[민향] 영화라는 길을

1705
01:13:24,691 --> 01:13:26,693
오랫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었어요

1706
01:13:27,236 --> 01:13:29,696
그 이후로도 오랫동안 지금까지도

1707
01:13:31,990 --> 01:13:33,992
[내상] 그래도 길을 찾아가는 건
의미 있는 거 같아

1708
01:13:34,827 --> 01:13:37,871
그게 TV 브라운관 안에 있는
바나나일지라도

1709
01:13:37,955 --> 01:13:40,040
그걸 한번 들여다본다는 것 자체가

1710
01:13:40,624 --> 01:13:43,502
깨닫는 어떤 과정
이런 거지 않을까

1711
01:13:43,585 --> 01:13:46,213
근데 그런 거에도
가 보지 않은 사람은

1712
01:13:47,047 --> 01:13:49,675
믿고 있는 거지, 밑에서
'저 위에 바나나 있다'

1713
01:13:49,758 --> 01:13:52,636
그래서 어떻게 보면 어느 순간에

1714
01:13:54,054 --> 01:13:57,057
화면의 나무가 이제
저 앞에 보이는 거 같아요

1715
01:13:57,724 --> 01:13:59,726
- [우르릉 천둥소리]
- [새소리]

1716
01:14:00,394 --> 01:14:03,939
[민향] 그래서 마지막 남은 시간이
얼마나 있을지 모르지만

1717
01:14:04,022 --> 01:14:06,775
그 나무에게로 다가가서

1718
01:14:06,859 --> 01:14:08,986
그 나무를 만질 수 있을 거 같은

1719
01:14:09,069 --> 01:14:10,821
이제는 그럴 수 있을 거 같은

1720
01:14:10,904 --> 01:14:13,949
뭐, 부끄럽지만
이제 그림을 그리게 되면서

1721
01:14:14,450 --> 01:14:17,453
나도 모르게 그려진 이미지가

1722
01:14:17,953 --> 01:14:21,081
그 '룩킹 포 파라다이스'의
마지막 장면 같은

1723
01:14:21,832 --> 01:14:24,251
그런 이미지를 제가 그렸는데

1724
01:14:25,085 --> 01:14:28,672
한 소녀가 무엇을 찾아가는 장면을
제가 그렸거든요

1725
01:14:28,755 --> 01:14:31,717
사실은 '노란문'을 의식하고
그린 거는 아닌데

1726
01:14:32,885 --> 01:14:34,595
오늘 와서 생각해 보니

1727
01:14:34,678 --> 01:14:36,680
'나 또한 뭔가를'

1728
01:14:37,389 --> 01:14:40,100
'찾고 싶은 마음을
내가 그림으로 그렸구나'

1729
01:14:40,642 --> 01:14:41,560
싶기도 해요

1730
01:14:42,060 --> 01:14:44,062
우리가 그런, 30년 전에 그런

1731
01:14:44,730 --> 01:14:47,107
'원스 어폰 어 타임'
그런 일이 있었다는 거

1732
01:14:47,691 --> 01:14:49,818
진짜 한때 우리가

1733
01:14:50,444 --> 01:14:53,780
그렇게 이제 아무
미래에 대한 생각 없이

1734
01:14:53,864 --> 01:14:55,657
그냥 그 놀이 자체로 즐거웠던 거

1735
01:14:55,741 --> 01:14:57,784
약간 퍼즐 한 조각인 거 같아요

1736
01:14:58,285 --> 01:15:01,413
지금까지 내가 했던 얘기들이

1737
01:15:01,497 --> 01:15:02,331
[씁 입소리]

1738
01:15:02,414 --> 01:15:04,875
얼추 30년 전 얘기란 말이에요

1739
01:15:05,501 --> 01:15:10,380
아, 근데 이게
이 30년이라는 그 단위가

1740
01:15:11,423 --> 01:15:13,717
도대체 믿어지지가 않아요, 응

1741
01:15:16,178 --> 01:15:18,472
불꽃처럼 이렇게
타올랐던 거 같아요

1742
01:15:18,555 --> 01:15:20,015
92년, 93년에

1743
01:15:20,516 --> 01:15:21,517
예, 근데

1744
01:15:21,600 --> 01:15:24,186
모두에게 좀 다른 버전으로
기억이 되고 있겠죠

1745
01:15:24,269 --> 01:15:26,188
거기 잠깐 있었던 사람도 있고

1746
01:15:26,939 --> 01:15:28,857
또 좀 길게 있었던 사람도 있고

1747
01:15:28,941 --> 01:15:30,484
또 종태 형처럼 이렇게

1748
01:15:30,567 --> 01:15:32,486
소용돌이 한복판에
있었던 분도 있는데

1749
01:15:33,195 --> 01:15:35,614
모두에게 다른 기억으로 있겠죠

1750
01:15:37,199 --> 01:15:39,910
그때만큼 열심히 또

1751
01:15:41,161 --> 01:15:42,412
열정적으로

1752
01:15:43,497 --> 01:15:46,792
영화에 미쳐 있었던 시간이
없었던 거 같아요

1753
01:15:46,875 --> 01:15:47,918
돌이켜 보면, 예

1754
01:15:48,418 --> 01:15:51,547
음, 저에게 시작이 되어 준 시절

1755
01:15:52,214 --> 01:15:54,007
기억하고 싶은 시절

1756
01:15:54,800 --> 01:15:56,927
그리고 그곳을 떠났어도

1757
01:15:58,220 --> 01:16:01,932
거기서 계속 이어지는 길을
따라갈 수 있게 만들어 준 곳

1758
01:16:02,516 --> 01:16:03,517
시작이 되어 준 곳

1759
01:16:04,935 --> 01:16:05,769
'노란문'

1760
01:16:06,687 --> 01:16:08,689
[잔잔한 음악]

1761
01:16:14,278 --> 01:16:16,905
근데 우리 그러면
지금 다시 하면 잘하려나?

1762
01:16:19,283 --> 01:16:22,286
[소리 없이 잔잔한 음악만 흐른다]

1763
01:16:53,942 --> 01:16:55,569
[세범] '노란문 영화 연구소 안내'

1764
01:16:56,820 --> 01:16:58,238
'노란문 영화 연구소는'

1765
01:16:58,322 --> 01:17:00,574
'영화를 공부하고자 하는
사람들의 모임입니다'

1766
01:17:01,074 --> 01:17:02,701
'영화를 공부한다는 것은'

1767
01:17:02,784 --> 01:17:05,537
'워낙에 개인적인 노력만으로
될 일이 아닌 거 같습니다'

1768
01:17:06,163 --> 01:17:08,165
'서로의 정보와 자료를
주고받으며'

1769
01:17:08,248 --> 01:17:12,377
'두세 명씩 모이다 보니
어느덧 30명이 넘게 되었고'

1770
01:17:12,461 --> 01:17:14,546
'이제는 어설프나마'

1771
01:17:15,047 --> 01:17:17,966
'영화 연구소라는 이름까지
붙여 보았습니다'

1772
01:17:18,884 --> 01:17:21,470
'연구소는 자신이 원하는
영화적 진로에 따라'

1773
01:17:21,553 --> 01:17:24,973
'비평분과, 연출분과
시나리오분과'

1774
01:17:25,057 --> 01:17:27,434
'이렇게 나누어 각각이 나름대로'

1775
01:17:27,517 --> 01:17:30,020
'여러 가지 활동들을
진행해 나가고 있습니다'

1776
01:17:30,103 --> 01:17:32,773
'연구소의 회원은
영화에 있어서만큼은'

1777
01:17:32,856 --> 01:17:35,150
'개론의 수준에 있는
사람들로부터'

1778
01:17:35,233 --> 01:17:37,235
'영화 전공 대학원생 및'

1779
01:17:37,736 --> 01:17:39,988
'여타 인문학 석박사 과정에
이르기까지'

1780
01:17:40,072 --> 01:17:41,573
'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'

1781
01:17:42,157 --> 01:17:44,076
'하지만 자신의 인생을'

1782
01:17:44,576 --> 01:17:47,371
'영화라는 매체와 함께
풀어 나가겠다는'

1783
01:17:47,454 --> 01:17:49,289
'의지만은 공통적입니다'

1784
01:17:50,040 --> 01:17:51,291
[은심] '다양한 수준들의'

1785
01:17:51,375 --> 01:17:53,418
'다양한 요구들을
수용하기 위하여'

1786
01:17:53,502 --> 01:17:56,838
'연구소에서는 각각
적합한 프로그램들을'

1787
01:17:56,922 --> 01:17:58,048
'준비하고 있습니다'

1788
01:17:58,715 --> 01:18:00,300
'어찌 되었든 영화에 대하여'

1789
01:18:00,384 --> 01:18:02,886
'이론적 접근을
희망하는 사람들에게는'

1790
01:18:02,969 --> 01:18:05,180
'적합한 공간이라 생각 듭니다'

1791
01:18:05,263 --> 01:18:08,350
'물론 각 분과 학습 프로그램에서'

1792
01:18:08,433 --> 01:18:12,854
'실질적인 창작의 부분 또한
필수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'

1793
01:18:12,938 --> 01:18:14,815
'노란문 영화 연구소는'

1794
01:18:15,315 --> 01:18:18,735
'의욕 있고 재기 넘치는
젊은 영화 학도들을'

1795
01:18:18,819 --> 01:18:19,903
'기다리고 있습니다'

1796
01:18:20,862 --> 01:18:24,116
'연구소의 노란 문을 노크하면서'

1797
01:18:24,616 --> 01:18:28,120
'자신의 영화 인생과
한국 영화계의'

1798
01:18:28,203 --> 01:18:31,248
'육중한 문을 힘차게 열어 봅시다'

1799
01:18:33,291 --> 01:18:34,126
와우

1800
01:18:36,670 --> 01:18:37,796
와, 거창하네요

1801
01:18:38,380 --> 01:18:39,715
아, 거창하네요

1802
01:18:41,591 --> 01:18:42,509
이야, 잘 썼다

1803
01:18:45,053 --> 01:18:46,304
우와, 멋진데

1804
01:18:50,726 --> 01:18:52,728
[잔잔한 음악이 잦아든다]

1805
01:18:59,526 --> 01:19:01,528
[부드러운 음악]



